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한미FTA 효과는 대응하기 나름?

“한미FTA의 실질효과는 앞으로 대응하기 나름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책연구기관 11곳이 지난 30일 ‘한미FTA의 경제적효과분석’을 발표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지난달 2일 한미FTA타결 뒤 처음으로 내 놓은 공식적인 경제효과 분석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었다. 한미FTA는 한국경제의 또 다른 ‘빅뱅’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협정문 내용을 기초로 한 분석에 쏠리는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분석할 시간이 너무 짧았던 탓일까. ‘(이번에 발표한)경제적 효과는 얼마만큼 신뢰 가능한 수준인가’에 대한 질문에 연구기관들은 “현 시점에서 이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질적 효과는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수치 하나 하나가 정확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물론 순진한 발상이다. 그러나 최소한 큰 방향에서의 흐름을 보여줄 수는 있어야 한다. 특히 피해관련 분석에서는 더욱 그렇다. 11개 국책연구기관을 총 동원해 ‘한미FTA의 경제적효과’를 분석토록 한 이유도 바로 첫 단추를 제대로 꿰기 위함이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도 한미FTA타결 직후 내 놓은 대책에 대한 ‘한계점’이 지적되자 “졸속대책이 되지 않으려면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그럼 대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농업 부분 중 쇠고기시장에 대한 분석에서조차 스스로 한계를 인정했다. 쇠고기는 연간 1,811억원의 생산감소가 발생하는 데 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우육과 수입육 시장이 분리돼 있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수입육에는 국내 쇠고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미국산은 빠져 있다. 이번 분석이 낙관적인 측면이 강조됐고 농업 분야에 대한 정확한 피해추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담당 국장을 역임했던 휴버트 나이스는 최근 한국을 방문, “FTA혜택은 크지만 특정 부문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경제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단 그의 지적을 고려하지 않더라 정확한 분석과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한미FTA는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빅뱅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다. “졸속대책이 되지 않으려면 시간을 달라”던 김 차관의 발언이 허언(虛言)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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