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 순매수세 지속…'1,400선 사수' 안간힘

반등보다는 지지력 확보가 우선<br>다음주가 단기흐름 분수령 될듯

미국발 악재로 5일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도 우리 증시는 코스피지수 1,400선을 지켜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뉴욕증시 급락 여파로 장 초반 1,390선까지 추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줄이며 1,404.38포인트(-1.55%)로 마감했다. 미국의 신용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크게 떨어졌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는 선방한 것이다. 시장은 ‘1,400선 붕괴’보다는 ‘1,400선 사수’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장기 투자가인 연기금이 1,400선을 기점으로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높아진 불안감 속에서도 지수의 지지력 확보에 힘을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는 채권 만기일과 선물ㆍ옵션 만기일이 대기하고 있는 다음주 중순을 분수령으로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등보다 지지력 확보가 우선=최근 국내 증시의 방향타가 환율과 9월 위기설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를 확인하기까지는 반등 모멘텀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행히 원ㆍ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하락하며 급등세를 멈췄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9월 위기설 역시 다음주께나 확실한 해법 시그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현재 시장의 핵심은 상승보다 지지력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증시가 1,400대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이미 주가이익비율(PER)은 지난 2005년 이래 최저치인 10.2배 수준까지 하락했다. 불안심리를 제외하고 펀더멘털로만 따진다면 바닥인 셈이다. 하지만 불안한 상황에서 언제라도 투매에 나설 정도로 투자심리가 차갑게 얼어붙은 개인과 1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하고 있는 외국인 등 기관을 제외한 수급 주체들을 볼 때 반등 여지는 크지 않다. 따라서 당분간은 지수의 반등을 기대하기보다는 1,400선을 기준으로 한 지지선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방어적 관점의 시장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아직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가 쉽게 반등 모멘텀을 찾기는 힘들다”며 “따라서 지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보다 당분간 수급개선 여부와 지지력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자세가 급선무”라고 분석했다. ◇연기금, 1,400선 방어의 선봉장=최근 증시가 반등으로 추세를 전환하기는 힘들더라도 1,400선을 무너뜨리지 않고 지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연기금의 매수세가 꼽히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400선이 무너질 경우에는 1,300선까지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연기금은 증시가 4% 이상 폭락했던 1~5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수가 1,407포인트까지 떨어졌던 2일 연기금은 4,30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날도 1,2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수가 1,400선을 위협당하는 처지에 놓일 때마다 강력한 매수세를 보인 셈이다. 반면 투신권이 1~4일 연속 순매도를 보인 것을 볼 때 결국 연기금이 ‘지지선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연기금이 주식편입 비중을 연말까지 현재 13%에서 17%로 확대해 10조원가량을 더 투입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행보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1,400선 근처에서 연기금과 같은 장기 투자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악재가 터지지 않는 한 지수가 1,400선을 지킬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주가 단기 흐름 분수령=증시가 큰 폭으로 출렁거린 9월 첫째 주를 마감한 증시의 온갖 촉수는 이제 다음주 중순으로 쏠리고 있다. 오는 10일께 국채 만기일을 비롯해 11일 선물ㆍ옵션 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 등 증시의 흐름을 결정지을 굵직굵직한 변수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이전까지 지수는 다소 줄어든 변동성을 보이다가 재료를 확인한 후 기술적 반등에 나서거나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변수를 살펴보면 최근 지속된 ‘위기론’이 줄어들면서 지수가 다음주 중반께 상승할 수도 있지만 세계경기 침체와 미국 신용위기 등을 감안할 때 그 정도는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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