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ㆍ김환기 등 국내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경매에 나왔다.
29일 서울옥션의 102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는 천경자의 미공개작인 ‘목화밭에서’ (114×88.5㎝, 50호)가 시작가 9억원에, 김환기의 드로잉 북 ‘비가 온다’가 시작가 6억원에 출품됐다.
‘목화밭에서는’ 지난 3월 갤러리 현대에서 열렸던 천화백의 회고전에서 처음 일반인들에게 선 보인 그림으로 그의 작품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크고, 시기는 독자적인 화풍이 형성되기 전인 1960년대 이전에 그린 것. 이 작품은 천화백 본인으로 추정되는 이국적인 여인이 어린아이를 안고 아이 아버지와 함께 들판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작품은 지금까지 거래된 천화백 그림의 최고가 보다 4배 이상의 가격으로 경매가 시작돼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천경자 작품의 국내 경매 최고가는 2003년 12월 서울옥션에서 거래된 40호 크기인 ‘꽃다발을 안은 여인’으로 당시 2억3,500만원에 팔렸다.
김환기의 드로잉 북 ‘비가 온다’에는 종이에 과슈로 그린 작품 66점과 연필 드로잉 24점 등 1966년부터 1997년 사이에 그린 작품 90점이 수록돼 있다. 64년 뉴욕으로 건너간 이후 구상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수조형과 추상이 등장하는 작가의 전환기 예술세계를 볼 수 있다.
그밖에 이상범의 수묵담채화, 권진규의 테라코타 흉상, 도상봉의 유화, 지다춘ㆍ리지선 등 중국 현대작가 작품 5점, 이승만 전대통령 유물 4점, 장욱진의 유화, 마르크 샤갈의 유화 등 총 200점이 출품된다.
한편 같은 날 최신 현대미술품 경매인 ‘커팅 엣지’도 함께 열려 젊은 작가 23명의 작품 28점이 출품된다. 네번째 행사인 이번 경매에는 홍경택ㆍ안성하ㆍ이환권ㆍ손석 등 최근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와 정혜련ㆍ윤병운ㆍ홍정표 등 신예 작가를 선별ㆍ추가했다. 서
울옥션 관계자는 “커팅엣지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에 몰리고 있는 국내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진행하는 이벤트”라며 “홍콩 크리스티에서 비싸게 팔리는 작가가 국내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작품은 23일부터 전시된다. (02)39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