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의 반미시위 자제 호소

반미열풍이 전국을 휩쓸면서 가장 걱정했던 일은 대미수출 등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미군장갑차에 치어 죽은 여중생 2명의 사망문제가 반미운동으로 확산되면 수출 의존형인 우리경제구조상 결코 국익에 보탬이 돼지 않는다"고 반미시위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반미시위 강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뜻한다. 대통령 후보들까지 한미관계의 앞날은 생각하지 않고 표만을 의식해 반미열풍을 부추기거나 편승하고 있으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 하다. 이 때문에 아시아 전문가들은 19일의 한국대통령선거가 미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미관계는 북한의 핵문제 등을 둘러싸고 예전 같지 안다는 분석이 나온지 오래라 이를 무시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2명의 사망으로 촉발된 이번 반미시위의 목적은 미군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된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이다. 그 동안 불평등한 SOFA 때문에 수많은 좌절과 굴욕감을 맛 보와 온 터라 SOFA 개정은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당연한 요구이다. 그렇다고 일부세력의 주장처럼 이를 극단적으로 미군철수나 미국제품 불매운동 등과 연계시키는 문제는 냉철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솔직히 미군철수나 미국제품 불매운동 등은 반미열풍이 고조되면서 국민들이 은근히 걱정하던 일이다. 다만 '국민정서'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었을 뿐이다. 경제 5단체가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나선 것도 이대로 진행되면 사태가 겉을 잡을 수 없게 된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제프리 존스 전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말대로 미국에서도 미군철수 요구나 한국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미관계는 우리나라 대외관계를 살필 수 있는 척도다. 경제도 말할 것도 없다. 우리의 대미수출은 전체수출의 20.7%를 차지할 뿐 아니라 지난해 89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한투자는 외국인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의 경제관계가 어떠냐에 따라 무역흑자는 물론 외국인들의 대한투자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관계가 뒤틀어지면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고려도 또 한번 좌절과 굴욕감을 맛보게 할 수 있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고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내일을 위해 현실을 외면할 수만도 없다는데 우리의 고충이 있다. 현재의 반미열풍을 SOFA개정에 만 집중하고 미국철수나 미국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자제하는 것도 용기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모으는 지혜가 요구된다. 이러한 점에서 경제 5단체의 '국민정서'를 뛰어넘은 반미시위 자제 호소는 시의 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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