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현존하는 모든 디지털 카메라는 하나의 사물에만 초점을 맞춘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하이엔드(high-end)급 제품으로도 목표물을 제외한 주변 배경은 흐릿하게 처리된 평면적 2차원 이미지 밖에 얻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제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입체감이 살아있는 3차원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미래형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될 전망이다.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어도비 시스템이 최근 3차원 영상을 구현하는 디지털 카메라용 ‘라이트 필드 렌즈’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것. 이 제품의 핵심은 소형 렌즈 19개를 모아 하나의 렌즈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잠자리?파리 등의 곤충들이 여러 개의 겹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에서 착안한 이 렌즈는 각각의 소형렌즈가 각기 다른 사물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입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셔터를 한번 누를 때마다 19장의 이미지를 찍은 후 이들을 조합하여 눈으로 보듯 입체감이 살아있는 3D 사진을 탄생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디지털 카메라의 LCD 디스플레이에 보여 지는 이미지는 1장뿐이지만 어도비가 제공한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각 소형렌즈가 찍은 19장의 사진으로 분리할 수도 있다. 100 메가픽셀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단 한 번의 촬영으로 초점 위치가 다른 5.2메가픽셀 이미지 19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이미지들을 소프트웨어로 처리, 초점이 전혀 다른 중간 이미지 수 천 장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특정 영역에만 초점을 맞춘 사진의 인화도 가능하다. 어도비의 관계자는 “오는 2012년경 이 같은 3차원 다(多) 초점 렌즈를 채용한 디지털 카메라들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즈음에는 온라인 사진 사이트나 이미지 소프트웨어에서 사용자가 사진의 초점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