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북진안] 환상적 가을 드라이브 코스로…

강가의 눈부신 억새·수려한 명산 어울려

가을이 되면 강가의 풍경도 달라진다. 한 여름 개구장이들이 풍덩거리던 모습은 사리지고 어느 새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멀리 보이는 산들도 푸른 옷을 벗고 현란한 단풍으로 치장한 채 불쑥 눈앞에 다가온다. 찌는 듯한 더위에 고개 숙이고 있던 강변의 풀잎들도 그 동안 어디에 감추고 있었던지 눈부신 하얀 억새 꽃을 하염없이 토해낸다. 금강 상류에 자리잡은 진안은 때 묻지 않은 가을의 풍광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곳곳에 금강의 발원이 되는 작은 샛강들이 흐르고, 마이산을 비롯, 운장산, 구봉산, 운일암ㆍ반일암 등 수려한 산과 계곡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 10여년간의 공사를 거쳐 2001년 완공된 용담(龍潭)댐은 큰 물이 들어설 자리라 하던 이름 그대로 이 지역에 흐르던 작은 지천들을 하나로 모아 거대한 담수호를 만들었다. 용담댐은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댐이자 전북 지역의 식수와 농업용수, 공업용수로 쓰이는 중요한 수자원으로 관련법에 의해 수변보호구역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수도권에서 흔히 보이는 음식숙박, 유흥업소등 경관을 헤치는 위락시설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대신 50여km에 이르는 댐 주변의 2차선 국도는 가을맞이에 알맞은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며 운전자들에게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한다. 한국전쟁때 유엔의 딘 소장이 북한군에게 잡혔다(나중에 포로 교환때 귀환)는 ‘코큰이 고개’를 넘어서면 구룡리, 회룡리, 와룡리 등 유달리 용(龍)자가 들어가는 마을들이 눈길을 끈다. 집집마다 빨갛게 걸어 놓은 곶감들과 검은 햇볕가리개로 덮인 인삼밭은 멀리 보이는 댐의 경관과 함께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호수 북쪽에 있는 댐관리사무소와 수몰민들의 애향심을 기리는 망향의 동산을 지나면, 구름이 하루종일 해를 가려 반나절 밖에 해를 볼 수 없다는 운일암 반일암(雲日岩 半日岩)과 산 속에 구름을 감추고 있다는 운장산(雲藏山), 9가지 기암절벽이 기묘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구봉산(九峰山)에 다다른다. 이제는 진안 하면 상징이 된 마이(馬耳)산은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이 지역의 명산이다. 산 전체가 수성암으로 이뤄진 암마이봉(673m)과 숫마이봉(667m) 두개로 구성돼 있고, 삼국시대에는 ‘섯다산’ 혹은 ‘솟다산’으로 불렸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타포니(tafoni) 지형으로 폭격을 맞거나 무언가에 갉아 먹힌듯한 벌집모양의 작은 동굴들이 절벽을 둘러싸고 있다. 자연이 만든 신비가 마이산이라면 인간이 만든 신비의 절정은 자연석을 쌓아 만든 돌탑군이다. 탑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돌탑들은 모두 80여기에 이르는데 일제시대때 이갑용 처사가 쌓았다고 하는 설과 그 이전부터 사람들이 오가면서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하는 두가지 설이 있다. 비록 다듬지 않은 막돌이긴 하나 치밀하고 틈새가 없이 하늘을 찌르는 듯한 기묘한 품새가 장관을 이룬다. 탑사 주변은 워낙 기(氣)가 세서 겨울철에는 고드름이 거꾸로 언다는 관계자들의 설명도 마이산의 신비감을 더한다. 임수진 진안 군수는 “재정자립도가 15%에 지나지 않는 지자체로서는 연간 수십억원의 물사용료를 받는 용담댐의 수질 관리가 최우선”이라면서도 “댐 북쪽에 태권도 공원, 종합 구기장, 식물공원 등 종합관광단지를 조성해 누구나 돌아와 살 수 있는 생거진안(生居鎭安)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생태관광지로의 도약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여행문의 진안군 문화관광과(063-430-2228/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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