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

"올 수출 1,910억弗·흑자 100억弗 가능"대담 : 김준수 정경부장 jskim@sed.co.kr 미 부시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ㆍ미 통상마찰은 물론 유럽연합(EU) 개발도상국 등과의 통상마찰이 거세질 조짐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교역규모가 65%를 차지하는 무역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통상문제가 21세기에서 살아남는 절대절명의 과제일 수 밖에 없다. 지난 2월 새로 부임한 황두연(黃斗淵ㆍ60)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 통상현안과 정부대책 등을 들어봤다. 관련기사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세계경제의 암울한 전망과 함께 미국 뿐만이 아니라 유럽연합(EU) 중국 개발도상국과의 통상마찰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예상되는 통상 현안들은 무엇입니까. ▲미국의 경우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무역적자(2000년 3,700억달러)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우리시장에 대한 개방요구가 강해질 것이 확실시됩니다. 특히 자동차, 철강, 지적재산권 등이 양국의 통상현안으로 제기될 전망입니다. EU의 경우 조선, 자동차, 지적재산권 등이 있으나 이중 가장 큰 통상현안은 조선부문입니다. EU는 저가수주, 보조금지급 등을 주장하며 무역장벽규정(Trade Barrier Regulation: TBR)에 의거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조사단을 파견해 국내 정부기관, 금융기관, 조선회사 등을 실사중입니다. 중국도 최근 무역불균형에 대한 불만으로 유연탄, 옥수수의 지속적 수입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도, 아르헨티나 등 개도국들의 경우에는 최근 수입규제조치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상마찰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각 나라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미국의 경우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등의 고위 책임자가 임명되는 대로 협의 채널을 본격 가동할 계획입니다. 양국 정부와 관련업체간 협의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한ㆍ미 재계회의 등 민간채널의 활동에 적극 협조할 방침입니다. 미 의회에 대한 설명노력도 강화할 것입니다. EU의 경우에는 조선문제가 EU내에서 정치쟁점화되고 있는 현실과 한ㆍEU관계 등을 고려해 대화와 협의로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실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EU측의 WTO 제소에도 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연탄 수입요구에 대해 한국전력이나 포철에서 가격 품질에 문제가 없다면 수입해야 합니다. 사료용 옥수수 수입도 중국시장 관리차원에서 협조해 나가야 합니다. 개도국들의 경우 인도에서는 펫필름, 필리핀은 합성수지, 남아공은 광케이블, 연선로프 등이 수입규제조치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수입규제대책반 활동을 강화하고 경험부족, 비용부담으로 이들 개도국들의 수입규제 조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법적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수입규제조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WTO에 제소할 방침입니다. -국내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부의 현대전자 회사채 인수를 놓고 미 의회와 업계 관계자들이 불공정 무역이라고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구조조정 정책이 야기할 수 있는 대외통상 마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까. ▲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방안에 따른 대상기업 선정시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과 연계시켰고 기간도 1년으로 한정했습니다.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시장원칙에 따라 충실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구조조정과 관련 미 행정부와 의회 주요인사에 대한 설명노력을 강화해 통상마찰 발생 가능성을 최대한 억제토록 하겠습니다. -한ㆍ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막바지 단계에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일본, 태국 등과의 FTA체결도 과제인데 전반적인 전망은 어떻습니까. ▲현재 칠레와 ▦사과와 배는 WTO이후 논의 품목으로 하고 ▦포도는 국내산 출하 시기를 피한 기간에만 양허(계절관세)하며 ▦자두는 일정물량만 수입을 허용(관세할당)하는 등 보완된 양허안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정부가 FTA 체결에 대비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과 FTA가 우리경제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함께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국가와의 FTA추진은 정부가 현 단계에서 결정한 것은 없으며 칠레와의 협상타결 이후 경제적 필요 등을 감안 결정할 예정입니다. -미 행정부가 반덤핑과 상계관세 수입을 제소자측에 분배토록 하는 '버드수정법'의 시행령 초안을 마련중입니다.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정부는 WTO 반덤핑 및 보조금협정 위반으로 판단하며 미측에 버드법안 철폐를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EU, 일본 등 9개국과 이미 WTO에 공동으로 제소했고 지난 2월 6일 양자협의를 거쳤습니다. 현단계에서 우리 수출업계에 대한 피해규모를 산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버드법안이 실행될 경우 우리 수출품목에 대한 미국내 경쟁업체로부터의 반덤핑과 상계관세 제소가 남발될 소지가 높습니다. 버드법안이 WTO 협정위반으로 판정받아 철폐될 수 있도록 EU 등과 공동노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국내 영화산업진흥과 외국의 영화시장 개방요구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스크린 쿼터 문제를 풀어갈 해법은 무엇입니까. ▲미국은 현재 교섭이 진행중인 한ㆍ미 투자협정과 4월말 발표하는 지적재산권관련 '스페셜 301조' 보고서에 스크린쿼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당사국간 입장차가 큰 스크린 쿼터문제는 기본적으로 주관부서인 문화관광부에서 영화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올 수출 및 무역수지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요. ▲미국 경기의 둔화, 일본 경제의 악화, 주력품목인 반도체 가격불안 등 부정적 요인이 있지만 EU와 개도국 경제의 회복세 등에 힘입어 수출은 약 1,910억달러(증가율 10.9%), 수입은 약 1,810억달러(증가율 12.8%)로 무역수지 100억불 흑자 달성이 가능합니다. 품목별로는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이 수출 증가세가 예상되고 철강, 석유화학은 단기하락으로 부진할 전망입니다.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둔화가 예상되고 EU시장의 수출기여도가 클 전망입니다. -무역수지 초과달성 복안은 무엇입니까. ▲첫째,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 유망시장에 우리 업계의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특히 플랜트수주와 건설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입찰정보를 조기에 수집해 업계에 전파할 것입니다. 둘째, 통상마찰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관련국가와 교섭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필요할 경우 WTO 등 다자차원의 해결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셋째, 중소기업의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시장개척단 파견과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하고 유력 해외 바이어들로 구성된 구매단의 방한을 적극 유치할 계획입니다. 넷째, 기업들이 재외공관으로부터 기업애로 사항 등에 대한 1대1 맞춤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사이버 기업서비스를 더욱 활성화하고 공관을 수출증진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것입니다. 다섯째, 재외공관의 통상투자진흥종합지원반을 더욱 내실있게 운영하여 우리 기업들의 수출애로 사항을 적기에 해결하겠습니다. -무한 경쟁의 세계 통상환경에 적응해 나가기 위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갖춰야 할 전제조건은 무엇입니까.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과잉ㆍ중복투자를 유발했습니다. 또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인적ㆍ지적 자본보다는 물적자본에 의존하는 우리 산업구조는 창의성이 우선시되는 지식산업 시대에 부적합합니다. 기업 자체의 핵심경쟁력인 기술력, 마케팅 능력, 지식정보관리 능력 등을 보유해야 합니다. 아울러 세계시장의 무한경쟁이 공정한 룰에 의해 규율되는 경쟁을 뜻하는 만큼 우리 기업도 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 및 회계의 투명성 확보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체질을 갖춰야 합니다. -통상정책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지금 세계는 단일경제권으로 통합돼 가는 세계화ㆍ개방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총생산(GDP)에서 교역규모가 65%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 특성상 세게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는 우리나라의 중장기적 생존과 번영을 결정할 것입니다. 따라서 자국의 수출과 해외시장 진출만 강조하는 자국 이기주의를 벗어나 우리나라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비즈니스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투명화, 개방화를 통해 자본 기술 투자를 유치하고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모범국가로서 이미지를 제고해 신뢰도를 높여야 합니다. /정리=김홍길기자 91anycall@sed.co.kr 사진=신재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