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다시 주요 백화점에서 정유사의 주유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주말 각 점포에서 고객에 배송한 세일 전단지를 통해 이날부터 SK상품권을 롯데백화점 전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렸다. 다만 롯데마트와 일부 임대매장에서의 사용은 제한된다. 이에 따라 현재 SK상품권의 '사용처'란에는 롯데백화점이 표시돼 있지 않지만 1일부터 각 점포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의 이 같은 결정으로 SK에너지는 물론 각 정유사들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에서도 주유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SK상품권을 받지 않고 있지만 SK그룹의 포인트카드인 OK캐쉬백을 신세계 포인트카드와 통합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조만간 롯데와 상품권 제휴조인식을 가질 계획"이라며 "롯데마트,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에서도 SK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이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3사와 상품권 제휴계약을 해지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 당시 백화점들은 정유사의 주유상품권이 자사 상품권의 매출에 영향을 주는데다 상품권시장에서 백화점 상품권의 사용처가 정유사의 주유상품권보다 더 적다는 이유로 할인율이 높게 적용되자 제휴계약을 해지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경우 정유사의 주유상품권 사용계약을 해지한 이후 자사 상품권 사용비중이 78%(2005년)에서 지난해 87%(2007년)로 9%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3년 만에 다시 SK의 주유상품권을 받기로 한 것은 불경기에 따른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마트의 주유소사업도 정유사와 백화점간 관계회복의 디딤돌로 작용, 다시 정유사와 상품권 제휴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대형마트의 주유소사업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유사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불경기에 대응한 매출확대가 주목적"이라며 "2005년 당시 연간 SK상품권을 이용한 구매액이 300억원이었던 만큼 주유상품권 사용 재개 이후 추가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달 28일 SK에너지와 통합카드 출범 제휴조인식을 가졌다. 카드 통합에 따라 SK엔크린보너스 카드 회원과 롯데 멤버스 회원들은 전국의 SK에너지 주유소에서 주유 후 쌓은 포인트를 롯데그룹의 유통점에서 사용할 수 있고 롯데그룹에서 적립된 포인트를 SK주유소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한편 롯데와 신세계백화점과 달리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그동안에도 정유사의 주유상품권을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