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전망 지표들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중소기업들이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중소제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현실화하면 중소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주식연계사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주식연계사채는 CBㆍBWㆍEB와 같이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결합한 사채로 CB의 경우 주식으로 전환돼 사채상환의무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가 개선돼 보이는 효과가 있어 재무구조가 열악한 중소기업들이 주로 발행해왔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지난 2008년 말 기준으로 최근 4년간 주식연계사채의 발행등급을 보유한 71개사의 신용등급 변동사항을 조사한 결과 총 52건의 등급조정이 이뤄졌다. 이 기간 중 등급이 상승한 경우는 7건에 불과했고 39건은 등급 하향, 6건은 부도를 기록했다. 주식연계사채 발행기업의 신용등급을 살펴보면 BBB- 이상의 투자등급은 4개사 (5.6%)에 불과하며 나머지 67개사(94.4%)는 투기등급에 분포하고 있어 중소기업 주식연계사채의 투기등급 비중이 일반사채 발행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 가운데 37개사는 B등급에 위치하고 있으며 투자 부적격인 CCC 이하도 16개사, 부도를 의미하는 D등급도 3개사에 달했다. 특히 최초 등급이 B등급인 중소업체들의 등급 하향이 두드러졌다. B등급 업체들의 등급하향 건수가 27건으로 전체 등급 하락의 62.8%를 차지했다. 아울러 신용등급변동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등급상하향배수는 2005년 0.6에서 2008년 0.11로 낮아졌다. 한신정평가가 조사한 등급상하향배율 역시 지난해 말 0.97로 2007년 말 3.29배보다 크게 떨어져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윤수용 한기평 선임연구원 "B등급 업체를 중심으로 등급하향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나 이를 반전시킬 수 있는 모멘텀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기하강국면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채무상환능력이 급속히 나빠진다"며 "중소제조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현실화되면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