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삼성 이건희 前 회장 법정서 끝내 눈물

부자 법정 출석… 재용씨, 편법증여등 관련 증언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왼쪽) 전 삼성그룹회장과 장남 이재용 씨가 1일 피고인과 증인으로 각각 법원에 출두하고있다. 이호재 기자

삼성 이건희 前 회장 법정서 끝내 눈물 "삼성전자 같은 회사 만들려면 10년, 20년 갖고는 안되는데…" 재용씨 "CB 발행 나중에 알았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왼쪽) 전 삼성그룹회장과 장남 이재용 씨가 1일 피고인과 증인으로 각각 법원에 출두하고있다. 이호재 기자 "삼성전자 같은 회사를 또 만들려면 10년, 20년 갖고는 안될 것입니다." 1일자로 삼성을 영원히 떠난 이건희 전 회장이 법정에서 만감이 교차한 듯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 특검 6번째 공판에서 "개인적으로 삼성 계열사 가운데 특별히 중요한 회사가 있느냐"는 재판관의 질문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라고 답했다. 재판장이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전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제품 11개가 세계 1위다. 1위는 정말 어렵다"고 말하는 도중 감정에 북받쳐 울먹였다. 법정은 순간 숙연해졌고 피고인으로 함께 나온 임직원들도 고개를 숙이거나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이 전 회장은 다시 감정을 추스른 후 "(세계 1등 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이나 디자인 등에 있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고민을 했다"며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삼성생명에 대해서도 "국민의 생명을 쥐고 있는 것이고 적은 금액으로도 무거운 질병을 다스릴 수 있어 여러 면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과 관련한 공모지시 여부에 대해 이 전 회장은 "기술개발 등 경영에만 매진하느라 재산 관리는 이학수 전 부회장 등이 맡아서 했다"면서 "(자녀에게) 증여할 때 타이밍은 지시하지 않았고 완전히 운이었다"고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이 전 회장의 아들 이재용씨가 검찰 및 변호인 양측의 증인으로 나서 부자(父子)가 나란히 법정에 서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전 회장은 재용씨에 대한 신문이 이어지는 동안 재판부로부터 퇴정을 허가받았지만 "그냥 있겠다"며 자리를 고수했다. 이 전 회장은 재용씨가 증언하는 동안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재용씨와 시선을 맞췄다가 의도적으로 피하기를 반복했다. 재용씨는 특검이 에버랜드의 CB 발행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당시에는 몰랐고 나중에 알았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재용씨는 이 전 회장을 '회장님' 또는 '회장'이라고 칭했고 "(재용씨의) 재산 관리는 누구의 의사에 따라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아버지께서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셔서 당연히 따르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전 회장은 법원에 출석하며 재용씨의 도의적 책임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고 아들과 함께 법정에 선 것에 대해서는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검찰 및 변호인 양측의 증인을 대거 불러 증언을 청취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이 전 회장 등의 기업에 대한 기여도 등을 증언하기 위해 최학래 전 한겨레신문 사장과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출석했고 '재벌 저격수'인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와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교수는 이 전 회장의 유죄를 가정한 양형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