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을 내걸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손을 맞잡았다.
LG전자가 기초소재를 공급하고 삼성전자가 완제품을 만든다는 것. 지난 4월부터 LG전자가 생산, LG필립스LCD에만 공급해온 LCD용 프리즘시트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협력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경쟁에서 벗어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즘시트는 미국 3M이 세계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다. 7,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시장도 대부부 미국 3M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회사의 협력은 국내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변수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상생 협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LCD의 또 다른 핵심 소재 편광판용 보호필름(TAC)에 대해서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LG화학이 휴대폰 LCD용 뿐만 아니라 중대형 LCD용 보급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한치의 양보가 없는 경쟁을 하지만 이번 처럼 소재분야에 협력을 늘려가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폭발적”이라며 “두 회사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경쟁력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