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부문을 중심으로 국내 전자 부품.소재 업체들의 '중국행'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LCD업계가 '한국 따라잡기'를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선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과 BOE OT, SVA-NEC 등 현지 공장들의 부품, 소재 수요가 늘면서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국 진출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에LCD 부품.소재 시장을 장악한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CD 핵심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 전문업체인 디에스엘시디는 최근 중국 현지법인인 디에스광전(쑤저우) 유한공사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170억원을 투입, 올해 4월에 현지 공장을 완공했으며 현재 월 20만대의 노트북, 모니터용 BLU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물량은 전량 삼성전자의 중국 쑤저우 공장에 공급되고 있으며 회사측은 연말까지 생산량을 월 60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LCD 부품업체인 유펄스는 중국 비오이(BOE) 테크놀로지그룹의 5세대 LCD 생산라인 도입에 따라 TFT-LCD 도광판 생산 및 가공을 위한 중국 공장을 착공, 10월초부터양산에 들어간다.
이 공장은 중국 최대 LCD 패널 제조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BOE-OT의 생산물량의 80% 이상을 공급할 예정으로 현지법인에 총 500만 달러를 투자, 3개의 TFT-LCD도광판 생산라인과 가공설비, 측정 시험기와 부대 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베이징 경제기술개발지구내 BOE OT의 LCD 생산 단지에는 6월부터 양산을시작한 나노하이텍, 동진쎄미케, 온누리전자 등 다수의 국내 협력업체가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어서 LCD 부품 장비 업계의 중국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레이젠의 경우 지난해 설립한 중국 톈진 공장이 지난달 본격 가동에 들어가 캠코더용 LCD모듈과 휴대폰 배터리 케이스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레이젠은 향후 톈진공장 가동률을 늘려 조립 부문은 모두 중국으로 이전하고 국내에서는 연구개발과 LCD 백라이트유닛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나모텍도 4월부터 중국 톈진 휴대폰 BLU 공장을 가동, 삼성SDI의 현지 LCD 모듈조립공장에 대한 공급체계를 강화했다.
태산엘시디는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노트북과 모니터용 BLU를 월 70만개 가량을생산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생산능력을 100만개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처럼 LCD 부품.소재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원청업체에대한 근거리 공급에 따른 효율성 향상, 저렴한 인건비를 이용한 가격 경쟁력 제고,현지 시장 선점 등을 위한 것이다.
중국 LCD업체인 후아 비아오 홍다(華表廣達)가 최근 중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6세대 공장 건설에 들어간 것을 비롯, 현지 업체들의 4.5세대 및 5세대 투자도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어 중국 LCD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밖에 카메라 모듈을 주력 생산하는 코웰월드옵텍도 최근 대전에 있던 생산라인 전부를 중국 퉁관으로 이전, 현재 월 100만개 규모의 카메라 모듈 전량을 중국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일부 개발 인력 및 영업부서만 남아 있다.
연성회로기판(FPC) 업체인 BH플렉스도 지난해 중국 최대 휴대폰 제조회사인 TCL그룹과 900만 달러를 공동 투자,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LCD를 대표적 주자로 해 중국 전자 부품.소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다만 기술 유출 가능성이 상존하는것이 사실이어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