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막전이 열린 서울 잠실(2만6,000석)과 대구(1만석), 인천 문학(2만7,600석) 등 3개 구장은 모두 입장권이 매진됐다. 부산 사직구장의 한화-롯데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돼 30일에 첫 경기가 열렸다.
개막 이틀째인 30일에도 잠실구장은 오후1시41분에 전 좌석이 매진돼 이틀 연속 만원사례를 이루는 등 열기가 이어졌다.
개막을 고대했던 팬들의 환호에 선수들은 화려한 기량으로 화답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잠실 맞수'답게 이틀 연속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펼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은 29일 경기에서 양의지의 시즌 1호 홈런 등을 앞세워 5대4로 승리, 개막전 통산 최다승 기록을 20승으로 늘렸다. 30일 2차전에서는 LG가 불 방망이로 설욕했다. 이진영은 5회초 2사 만루에서 두산 투수 최병욱의 공을 받아 쳐 시즌 개막의 꽃인 1호 그랜드슬램(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는 최근 4시즌 연속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 5이닝 동안 3실점했지만 승리를 거둬 개막전 통산 3승1패를 마크했다. 올 시즌 최고령 투수인 류택현(43·LG)은 이 경기에서 투수 최초로 9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4회말 1사 2, 3루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온 류택현은 5회말 첫 타자 오재원에게 우월 홈런포를 허용해 1이닝 동안 1실점했다. 투수 최다 출전 기록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제시 오로스코(전 미네소타)의 1,252경기, 일본은 요네다 데쓰야(전 긴데쓰)의 949경기다.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다 올해 LG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과의 개막전에 나선 김선우는 3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 히어로즈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운 SK 와이번스를 8대3으로 눌렀다. 김광현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KIA 타이거즈는 통합우승 3연패를 이룬 삼성 라이온즈를 적지에서 2대1로 꺾었다. KIA의 새 외국인 투수인 데니스 홀튼과 하이로 어센시오가 각각 선발승과 세이브를 나눠 가졌다. 삼성은 15년 연속 개막 홈 경기 매진행진의 기쁨을 누렸으나 2012년부터 3년 연속 개막전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홈런(양의지)과 만루홈런(이진영) 이외 각 부문 시즌 1호의 주인공들도 가려졌다. 양의지는 개막전 2회말 타석 때 지난해까지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김선우에게 1호 피홈런 불명예를 안겼다. 개막 1호 안타는 LG 톱타자 박용택이 29일 두산전 1회초 첫 타석 때 니퍼트에게서 때려냈다. 첫 타점은 같은 날 KIA 이범호가, 첫 도루는 삼성 김상수가 나란히 대구구장에서 기록했다. 첫 삼진은 SK 김광현이 넥센전 1회초 2번 타자 이택근을 상대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