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생상품 양도차익 과세 가닥] "세금 좀 더 걷으려고 시장 죽이려 하나"

증권업계 거래 위축·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세금 좀 더 걷으려다 시장만 죽이는 꼴입니다."

파생상품 양도세 도입에 대한 증권업계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거래량 급감으로 고사 위기에 직면한 증권업계는 파생상품 양도세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거둬들일 수 있는 세수는 미미하지만 증권업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선물영업팀 관계자는 "현장에서 볼 때 파생상품에 대한 양도세 부과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며 "파생상품시장 축소뿐 아니라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시장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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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지수 선물옵션은 기초상품이 주식인데 여기에 양도세를 매기면 주식 매수·매도 차익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항변했다. 현행법상 주식에는 거래세만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파생상품 양도세 부과는 단순히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파생상품의 목적이 헤지거래인데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만이 지난 1998년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한 후 외국인이 대거 빠져나간 전례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파생상품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가장 높은데 세금에 민감한 외국인이 시장 참여를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200 옵션·선물 등 장내 파생상품거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부진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의 파생상품거래대금은 하루 1조8,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약 30%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부가 눈앞의 작은 세수를 위해 시장을 망가뜨리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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