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민추천포상-이 시대의 진짜 영웅] <3> '분식집 기부천사' 김수자씨

욕심 대신 나눔… '마음의 웰빙' 찾으세요

죽음의 문턱서 도움 손길 못잊어

장기기증으로 나누는 삶 시작

생활 빠듯하지만 매달 70만원 기부


"정말 죽을 결심을 했던 그 순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거죠. 절실한 순간 누군가의 도움 하나가 저희 가족을 살리고 저의 마음도 바로잡게 만들었습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김수자(62·사진)씨에게 20년 전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남편의 사업은 연이어 실패했다. 세 끼니조차 힘겨웠던 그 순간, 목숨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골에서 일자리를 알아보라며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김씨는 방 안에서 연탄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일상은 곧 폐허였다.


그 같은 날이 계속되던 날. 김씨는 우연히 집 창문틀 사이 흰색 봉투를 발견한다. 봉투 속에 들어 있던 건 다름 아닌 현금 10만원. 그녀의 사정을 안 어떤 이가 두고 간 것이다. "지금도 누가 두고 간지 몰라요. 정말 감사했죠." 이 일이 있은 후 김씨의 생각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그때 이후 삶에 대한 희망도 가지게 됐고 꼭 남을 도우며 살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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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서 자신을 끄집어 올린 김씨는 곧바로 장기기증부터 시작했다. '돈 들이지 않고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관련 뉴스를 본 뒤였다. "마음이 통해서인지 장기를 받은 그분 역시 호스피스로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다고 연락이 왔다"며 그분에게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김씨는 반복했다.

김씨는 장남의 이름을 딴 분식집을 차렸다. 여기서 한 달에 100만원 남짓 번다.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하다. 하지만 매달 복지재단·소외계층 등에 최소 70만원을 기부한다. 생활은 많지 않지만 남편이 번 돈으로 한다. 그가 재활용 옷을 입어가며 19년간 기부한 금액은 6,600만원에 달한다. 김씨는 지난 19일 정부의 국민추천 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씨는 날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매일 최선을 다해 살고 자신이 가진 대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다고 했다. 가능하다면 장학재단을 설립해 학생들을 돕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는 제안에 김씨는 "요즘 웰빙을 많이 찾지 않냐. 육체에서만 웰빙을 찾지 말고 마음에서도 찾아보시라. 그건 바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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