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차 노조 '습관성 파업' 벗어나야

현대자동차 노조가 부분파업을 단행, 11년간 연속 파업이란 부끄러운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노조의 채용비리가 드러난 뒤라 ‘설마’ 했으나 ‘역시나’ 였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파업일수만도 도합 291일에 이르고 8조원의 누적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노조는 파업강도를 계속 높여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어 경제는 물론 임금협상을 앞둔 많은 기업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마디로 이번 현대차의 파업은 이해할 수 없다. 지나친 임금인상 등 노조의 요구도 무리하지만 대화 보다 파업을 앞세워 으름장부터 놓는 자세는 더 문제가 많다. 이번에 노조측이 요구한 임금 및 상여금 인상 등을 수용하려면 1조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올해 순이익을 전부 내놓아야 할 판이다. 그나마 사측과 협상도 제대로 하지않고 민주노총의 투쟁 일정에 맞춘 듯이 파업에 들어간 자세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고유가ㆍ내수침체ㆍ환율하락 등으로 경영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그래도 현대차는 연이은 신차 발표와 수출 호조로 우리경제를 이끌어왔다. 신형차에 대한 외국언론의 높은 평가로 외제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해 주문 후 2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파업으로 해외진출 20년 만에 모처럼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다른 자동차 노조를 자극함으로써 전반적인 노사관계가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각종 비리와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총회까지 거부하는 강성투쟁,대기업 노조의 귀족화 등으로 노조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은 싸늘하기만 하다. 약해진 입지를 만회하기 위한 무리한 파업은 노동운동의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를 멍들게 할 뿐이다. 대화 보다 파업을 앞세우는 노조운동은 지양할 때가 됐다. 노조가 설립된 후 한해를 빼고 17년간 파업을 지속해온 현대차 노조는 지금이라도 파업일정을 전부 취소하고 사측과 대화의 자리에 나서야 한다. 하이브리드 카 개발 등 선진 자동차업계와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상생을 위한 합리적인 노동운동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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