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존 8단계였던 인사평가 단계를 5개로 줄이고 연봉제에 누진개념을 적용하는 등 인사평가제도를 대폭 바꾼다. 또 리프레시 휴가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3일 노사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인사평가제도 개선안 등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노사는 이날 회의에서 인사평가 단계를 5개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현재는 A+, A, B+, B 등 A부터 D까지 각 2단계씩 전체 8단계로 돼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를 엑설런트(Excellent), 베리 굿(Very Good), 굿(Good), 니드 임프루브먼트(Need Improvement), 언새티스팩터리(Unsatisfactory) 등 5단계로 축소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평가단계가 세분화돼 기계적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측면이 적지 않았다”며 “5단계로 축소해 단계별로 의미가 더욱 커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5단계 평가방법은 직원들의 건의가 반영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C 이하 등급을 받는 직원들이 많지 않은데다 인재라고 자부하는 직원들이 B등급 이하 평가를 받을 경우 느끼는 사기저하를 고려한 조치다. 아울러 종전 8단계에서 5단계로 줄여 많은 직원들이 중간 레벨에 포함되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노사는 누진연봉제 도입에도 합의했다. 현재는 성과가 나쁜 경우(종전 D등급) 연봉이 삭감된다. 누진연봉제란 성과가 나빠도 최소한 전년도 수준의 연봉을 유지하고 성과가 좋을 경우 더 많은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종전 연봉제는 나쁜 등급을 받으면 연봉이 삭감돼 안정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있었다”며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누진연봉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사평가 시스템 등을 개선한 데는 비전2020 달성을 위해 조직원들의 역할과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해석됐다. . 삼성전자 노사는 또 리프레시 휴가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4년 휴가일수에 해당하는 보상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평균적으로 40일 정도에 해당하는 휴가일수 금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인당 지급금액은 2~3개월 월급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도 열어 이사 수를 9명에서 7명을 줄이는 안도 확정했다. 사내이사 4명 중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 윤주화 사장 등은 유임됐다. 하지만 이상훈 사장은 이번 이사진에서 제외됐다. 또 5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가 만료된 이갑현 전 외환은행장 후임으로 이인호 신한은행 고문이 임명됐다. 임기가 만료된 요란 맘 보트하우스사 회장의 후임은 결정되지 않아 사외이사가 4명으로 줄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