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입힐 수 있는 옷, 입히고 싶은 옷을 디자인한다는 원칙이 있어요. 성인 브랜드에서 파생된 아동 옷은 아이 입장에서 어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데서 새로운 아웃라이프 브랜드 필요성을 느꼈지요."
김수연(39·사진) 제로투세븐 섀르반 디자인 실장은 디자이너이기 이전에 여덟 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그는 자신의 아이가 원하는 옷에서 늘 디자인의 답을 찾는다. 김 실장은 클럽모나코 성인 캐주얼에서 디자인 일을 시작, 리바이스키즈·휠라키즈 등에서 10여 년 간 유아동복 디자인 역량을 쌓은 유아동복 베테랑이다. 그는 이후 매일유업 자회사 제로투세븐으로 옮겨 국내 첫 유아동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지난해 첫 출시한 섀르반은 경쟁업체의 성인 아웃도어의 키즈 라인과 다르게 아이들이 자연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고려한 북유럽 아웃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북유럽 감성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매년 섀르반 디자인팀은 스웨덴으로 날아가 북유럽 문화와 철학을 몸소 느끼고 온다. 어설프게 북유럽 디자인 특성만 차용해 북유럽 분위기를 흉내내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는 신념이다. '내 아이가 입는 옷'에 기초한 좋은 품질에 자연 친화라는 북유럽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는 유아동복이 출시 1년을 갓 넘긴 섀르반이 나아갈 길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아이에게 필요한 소재가 따로 있고 아이의 활동을 지켜줄 기능들은 더 섬세하게 장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우터 제품에는 모두 로고와 돌출 부위에 3M 재귀반사 프린트(스카치라이트)를 사용해 제작해 어두운 실내나 야간 활동에도 아이의 동태를 부모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후드 의류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아동 브랜드가 사용하는 스트링 대신 모자 부분에 밴드를 삽입해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는 일 등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게끔 제작했다. /김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