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고장·종자불량‥농가피해 대책 시급
농기계 고장, 종자 및 비료의 품질 불량 등에 따른 농민들의 피해가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는데도 정작 농민들은 소비자로서의 권익을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읍ㆍ면지역 1,167개 농가를 대상으로 농기계, 농업 자재, 종자, 비료 등 주요 농업용품 구입에 따른 피해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1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전체 농가 중 60%가 일년에 한번 이상 농기계 고장을 경험했으며 가장 고장이 잦았던 콤바인의 경우 연간 수리비로만 82만6,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상자의 76%는 현재 구입 후 1~2년으로 한정된 농기계 품질보증기간이 농기계 가격을 고려할 때 짧은 편이라고 답했다.
수리용 부품가격도 5점 만점(매우 만족)을 기준으로 할 때 평균 3점을 밑돌아 가격 불만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농가 중 최근 3년간 농기계 이외에 농약이나 비료, 종자 불량 등으로 피해를 본 농민들도 각각 3.9~4.6%에 이르고 있으며 피해금액도 200만~8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피해 농가 중 구제를 요청하거나 관련단체에 고발하는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한 사례는 불과 6.6%에 그쳐 당국의 대책 마련과 홍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 이창옥 소비문화팀장은 "농가의 경우 단 한번의 사고만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농업인 피해구제 제도를 마련하고 농업용품 리콜제를 활성화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