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에 따르면 3일 호주중앙은행(RBA)이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2.25%로 결정했다.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경제성장률이 당분간 장기추세를 밑돌고 실업률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리인하를 통해 수요를 늘리고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RBA가 기준금리를 조정한 것은 지난 201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호주 경제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RBA는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내세워 금리를 동결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디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잇따라 돈 풀기에 나서면서 호주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달했다. 스티븐스 총재는 "균형 잡힌 경제성장을 위해 환율이 하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결정이 나오자 호주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호주달러당 미국달러 환율은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전일 대비 1.6% 하락한 0.7665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전면적 양적완화(QE) 프로그램 시행을 발표한 후 덴마크·터키·캐나다·인도·인도네시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싱가포르가 환율을 절하함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에서 완화경쟁이 가속되고 있다.
한편 이날 인도중앙은행(RBI)은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인도는 지난달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어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이 예상됐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인도 현지 증권사인 코닥의 수보딥 락싯 이코노미스트는 "RBI가 이달 말에 나오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올해 예산안에서 재정적자와 투자규모 등을 확인한 후 이변이 없는 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오는 12일에는 스웨덴중앙은행이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마이너스 금리 도입 또는 국채매입 등과 같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온 중국도 올 1·4분기 중 금리 인하 같은 전면적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