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우주시대 열다] <하> 국가 우주개발사업 한차원 높이자

"세계 시장 규모 600조원"…'우주산업화' 서둘러야


우주기술은 국력의 상징인 동시에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적 전략 기술이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 통신ㆍ기상ㆍ항법 등 위성 서비스는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들은 우주개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1996년 이후 약 2조원 가까운 예산을 우주개발사업에 투입했다. 그 결과 자체 우주센터를 갖추게 됐고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하는 데 성공한 나라인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 가입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위성ㆍ발사체 기술자립화와 달 탐사 등 우주탐사에 수조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국가 주도 넘어 기업·대학 등 민간 참여 확대 필요
국민들 삶 향상 직결된 위성서비스 투자도 강화를
하지만 나로우주센터의 준공과 오는 7월 말로 예정된 나로호(KSLV-I) 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위성ㆍ발사체의 기술자립화는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지만 지나치게 국가 수요에 맞춘 우주개발사업을 기업ㆍ대학 등 민간의 역할과 참여를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 산업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우주인 배출이나 위성 발사와 같은 '이벤트성 사업'보다는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 위성 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우주개발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7년까지 우주발사체 기술 자립 목표= 정부는 2007년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2026년까지의 우주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 2018년에 300톤급 한국형 발사체(KSLV-Ⅱ)를 자력 발사하고 2020년과 2025년 각각 달 탐사 위성1ㆍ2호를 쏘아올려 우주탐사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의 우주개발사업은 주로 실용위성ㆍ발사체의 완전 기술자립화와 우주탐사ㆍ시스템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주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결과 국내 우주기술은 체계종합(SI) 측면에서 일부 위성본체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자광학 카메라와 전천후 레이더시스템 등 위성 탑재체 기술과 액체엔진 등 발사체 엔진기술은 자립도가 50%가 채 안 된다. 특히 우주발사체 개발에 필수적인 대형 액체 로켓 엔진은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기술 분야 중 하나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로켓과 같은 발사체 기술은 똑같은 설계도로 만들어도 10개 중 1~2개는 실패한다"면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실질적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7년까지 1.5톤급 실용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KSLV-Ⅱ를 국내 자립 기술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우주항공연구원은 이미 30톤급 추진력을 가지는 액체원료엔진을 개발한 데 이어 현재 70톤급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위성활용 중심으로 우주산업화 서둘러야= 전문가들은 인공위성 발사나 발사체 개발 못지않게 우주개발 분야의 산업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주산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 우주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규모는 2,510억달러(약 326조)로 추산된다. 1996년 약 750억달러에서 10년 새 세 배가량 커졌다. 하지만 국내 우주산업 총규모는 2007년 약 1조2,630원에 불과하다. 해마다 10~20%씩 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2007년 국내 우주 분야 기업들은 총 8,8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수출은 573억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우주산업화가 이처럼 더딘 것은 그동안 우주개발이 국가 수요에 맞춰 국책 연구기관 중심으로 진행돼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사업이 우주인 배출이나 인공위성 발사와 같은 '이벤트성 사업'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국민들의 실생활에 와 닿을 수 있는 분야인 위성 활용과 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영상ㆍ통신ㆍ방송서비스ㆍ기상ㆍ항법(GPS) 등 위성 활용과 서비스 산업은 전세계 우주산업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활용도가 큰 분야다. 국내에서도 2007년 전체 우주산업 매출 중 인공위성ㆍ발사체ㆍ지상설비 등 우주기기제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36.1%에 불과하고 위성방송ㆍ통신 등 우주활용 분야가 63.9%를 차지했다. 백홍렬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그동안 국내 우주개발이 지나치게 국가 수요에 맞춰져 있다 보니 인공위성이나 발사체 개발에 예산이 편중된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위성 활용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 국민에게 직접 도움이 되고 우주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방향으로 우주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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