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에서 발병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유입원이 전라남도에서 충청도를 오가는 야생철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식지를 날아다니며 여기저기 분비물을 떨어뜨리는 야생철새의 특성을 감안할 때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관련기사 5면
농림축산식품부는 AI가 처음 신고된 전북 고창 인근 동림저수지에서 100여마리가 폐사된 채로 발견된 야생 가창오리를 정밀분석한 결과 H5N8형 AI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H5N8형은 AI가 신고된 고창과 부안의 오리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혈청형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발견된 H5N8이 고병원성으로 판명된 만큼 가창오리도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전북에서 발병한 AI가 가창오리에서 유입됐다는 잠정결론을 내리고 이 오리의 주요 이동경로인 전남북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가창오리는 지난해 11월 전남 영암호를 거쳐 12월부터 지금까지 전북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에 주로 서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가창오리가 2월까지 현재 서식지에 머물다가 새만금 쪽으로 이동하거나 충남 삭교호를 경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방역당국은 또 전국 가창오리 서식지를 포함한 전국 37개 철새도래지와 인근 농장에 대해서도 예찰과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이날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20일 자정으로 만료되는 전라도 지역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의 연장 여부 등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