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삼찬 하나경제硏 연구위원?
안개가 심한 숲이나 들판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같은 장소에서 원을 그리며 제자리를 맴도는 '환상방황'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똑바로 걷는다고 하면서도 한 쪽으로 쏠려서 걷기 때문에 발생한다. 마치 양쪽으로 노를 젓는 보트에서 노젓기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배가 제자리를 맴도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경제도 균형을 잃으면 환상방황에 빠질 수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수출과 내수의 균형적인 발전이다. 탄탄한 내수 기반없이 수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고, 내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보일 수 있어서다.
최근 활발한 내수경기 덕분에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경기의 부진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다행히 반도체가격이 상승하는 등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있어 우리 경제가 환상방황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