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060000]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연일 계속되고 있다.
20일 오후 1시15분 현재 외국인들은 국민은행에 대해 거래소종목 중 가장 많은 약 32만주의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7일과 16일에도 각각 국민은행 주식 155만5천189주와 22만6천87주를 팔아치웠고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 동안 15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국민은행에 대해 연일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7일 77.3%였던 외국인 지분율도 17일 현재 76.18%까지 낮아진 상태다.
◆ 경기.부동산 불안에 해외펀드 매도
전문가들은 이같은 국민은행에 대한 외국인들의 '팔자' 움직임이 무엇보다 경기회복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금융팀장은 이와 관련, 국민은행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난 9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동결 결정 이후 강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 팀장은 "금리 동결과 함께 우리나라 경기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는 외국인들의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면서 "이에 따라 경기에 민감한 은행업종과 그 중에서도 가장 경기에 영향을 받는 국민은행을 지속적으로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금융팀장 역시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으로 해외 펀드들이 은행주를 전반적으로 처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해외 펀드들의 국민은행 편입 비중이 여타 국내 은행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만큼 타격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 연구원은 또 최근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 가능성도 국민은행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 경우 국내 모기지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LG카드 부담까지.."실제 손실 미미하다" 주장도
LG카드 관련 불확실성도 외국인이 국민은행에 등을 돌린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
현재 국민은행은 상장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14% 수준의 LG카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피해 역시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경우 LG카드가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외국인 매매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 팀장은 채권단의 초기 요구대로 LG 및 LG계열사가 LG카드에 8천750억원을 지원한다면 국민은행측 부담은 460억원, LG측의 출자가 채권단의 두번째 요구 수주인7천700억원 수준에 그친다면 국민은행 부담은 608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 정도 추가부담은 국민은행의 자산규모 등에 비해 미미한 수준인만큼일단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청산이 이뤄질 경우 아직 출자전환되지 않은 1천500억원의 LG카드 부채를 포함해 약 5천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LG카드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거나 정부의 강한 경기부양책이 확인되기 전까지 국민은행에 대한 외국인의 뚜렷한 매수세 전환은 기대하기 힘들다는것이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또 이번 4.4분기에 국민은행이 어느정도 규모의 대손상각비 적립을 통해 부실채권을 처리하느냐가 내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게되는만큼 이 부분도 주목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