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진예술 과거·현재를 비교한다


전통적인 사진이 있는 모습 자체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현대 미술에서는 작가의 감성을 더 중요하게 다룬다. 예전 사진은 보이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촬영해 장면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 무게를 실었고, 요즈음은 작가의 내면을 피사체에 반영하기 위해 회화적인 테크닉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예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는 전시회가 잇달아 열린다. 중견 재미작가 김인태의 ‘깊은 영혼 음영의 골짜기’전과 젊은 작가 권두현의 ‘그 순간’이 그것. ◇그대로의 모습이 성스러운 자연= 80년 도미 후 전업작가로 활동해 온 김인태는 미국의 사막ㆍ계곡 등 북미지역 자연을 포착하는 데 2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의 사진에는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모하비 사막의 모래언덕은 신비로우면서도 부드러운 여체의 곡선을 그리고 있고, 그랜드 캐년의 협곡을 흘러가는 물결은 장엄하면서도 위엄이 넘친다. 그는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엄숙해져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성전(聖殿)처럼 다가오는 자연을 만나 그 성스러운 감정을 사진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LA 서부 할리우드에 위치한 화이트룸 갤러리 전속으로 활동하는 그는 미국에서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93년 LA박물관에 작품 5점이 소장됐으며, 2004년에는 미술전문지 ‘다이렉트 아트’에서 주관하는 사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10여년 만에 고국에서 갖는 개인전으로 그간 촬영한 작품 60여점이 선보인다.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서부 몬타나 지역의 계곡 등 웅장한 자연이 펼쳐진다. 전시는 토포하우스에서 30일부터 9월12일까지 계속된다. (02)734-7555 ◇빗나간 초점에 실린 순간의 의미= 빛과 시간의 함수관계를 카메라로 잡아내 온 작가 권두현의 개인전이 갤러리 선컨템포러리에서 30일부터 열린다. 작가는 사진을 찍을 때 빛의 양과 시간과 피사체 움직임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바꿔 포착된 찰나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일상이라는 평범함 속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한다. 녹음이 우거진 공원 벤치에 앉은 노인의 모습에서 여유와 평온함을 발견하기도 하고, 어느 겨울 실내 공간에서 책을 읽고 있는 여인에게서 따뜻한 온기를 찾았다. 그의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사진인지 회화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초점이 어긋난 듯 흐린 사진 위에 채색을 가미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뛰어넘었다. 그래서 에디션이 하나뿐이다. 작품과정은 면 100% 종이 위에 사진을 인화 후 직접 만든 캔버스에 붙이고 색을 칠한다. 작가의 손길이 한번 더 지나간 작품에는 표현해 내지 못하는 미세한 감정과 느낌을 두배로 전한다. 전시에는 신작 20여점이 선 보인다. 크기는 100호와 50호 등 두 종류. 전시는 9월 16일까지다. (02)720-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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