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계대출 위험수위… 금융기관 부실화우려

다시 급증세를 타고 있는 가계대출은 자칫하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으로 전락, 금융기관의 족쇄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은행들이 잡고 있는 부동산 담보의 가치가 떨어져 부실대출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의 소액대출 정보가 금융기관끼리 공유하면 신용카드로 인한 가계파산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어 은행권으로도 신용위험의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담보가치를 초과한 은행권의 대출에 상한을 두기로 검토하는것도 이같은 문제점을 미리 막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위험수위 6월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93조2천억원으로 2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8월말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보험 등 제2금융권의 개인대출분까지 은행의 가계대출에 포함하면 약 380조원으로 추정된다. 또 대출받은 가구(3.5인 기준)의 평균 대출액이 5천만원 수준이며 가구당 연간가처분 소득(2천700만원)의 18%인 500만원을 이자(연리 10%)로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약 7조7천억원이던 가계대출 증가분은 매달 1천억-2조원씩 빠져 7월 4조7천억원으로 줄었으나 지난달 5조4천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증가율도 급격히 높아져 2000년에는 전년대비 37.7%, 지난해는 44.7%, 올 상반기는 작년동기대비 52.1%까지 올랐다. 한국은행이 가계대출 비율이 높으면 저리로 지원하는 총액한도대출 배분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은행들로서는 가계 대출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신용카드가 화약고 한국은행 조사결과 은행 및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쓴 20대의 1인당 평균 차입규모는 1천584만원, 30대는 3천238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연구소의 조사결과 20대 신용카드 사용자 세명 중 한명(34%)은 카드 결제대금이 모자라 쩔쩔 맨 경험이 있고 네명 중 한명(24%)은 다른 카드의 현금서비스를 받아 결제대금을 메우는 '돌려막기'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내달부터 1천만원이하 소액대출 정보를 각 금융기관이 공유해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려쓴 차입자에 대해 상환을 촉구하거나 대출 한도를 축소할 경우다. 이렇게 되면 '돌려막기'가 더이상 통하지 않아 개인파산자가 속출하고 가족.친지들이 신용파산자를 돕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더 많이 빌려갈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소득수준이 낮은 20, 30대들의 1인당 차입규모가크고 이들중 상당수가 카드 '돌려막기' 방식으로 금융자산을 운용할 경우 곧 위험에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값 하락시 '거품' 폭발 정한영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은행의 담보가치가 떨어지는게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대출 부실화의 피해로은행권 이익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작년초부터 나타났던 만큼 지금이라도 서둘러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고 금리를 올리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처방했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은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서비롯된 것이고 근본적인 처방은 금리 인상 밖에 없으나 그로 인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는 부작용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ODAYTO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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