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작은 정부와 출자기관화/이계철 한국통신사장(로터리)

조직체를 끌어나가는 데 적용되는 법칙 중에 파킨슨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일의 양과 고용자 수는 일이 늘거나 줄거나 없어지는 것과 상관없이 늘어난다는 것이다.이는 영국의 경영연구가이며 역사학자인 C N 파킨슨이 공무원의 조직구성을 통계로 분석하여 도출해낸 법칙으로 오늘날 공적 기구나 사적 기구 모두에 일종의 공리로 통용되고 있다. 조직은 스스로를 위해 일을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 그에 따라 조직은 비대해지고 불필요한 규제와 제약이 하부조직으로 흘러 비효율적인 체제가 되고 만다. 우리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작은 정부를 표방하고 나선 것은 우리의 정부조직 또한 파킨슨의 법칙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며, 우리 정부가 주창한 작은 정부의 진실된 의미는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인 것이다. 각종 기구의 통폐합을 통해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체제로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것은 정부의 공기업 경영구조 개선노력에도 나타난다. 지난 10월1일자로 한국통신을 비롯한 국내 4개 공기업이 출자기관으로 전환됐다. 경쟁과 개방이라는 국제경제의 흐름과 시장규모와 환경이 급변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이런 공기업을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드러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 출자기관이 가져야 하는 변화에 대한 자기 발전의 의지다. 각종 정부의 규제와 개입이 그동안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면 이젠 새로운 기업으로 탄생하여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아야 할 시대적 책임이 부여되었다. 이들 출자기관은 공기업이란 이름으로 그동안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국가 기간산업으로 정부의 보호와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보호의 틀과 아울러 규제의 틀이 깨졌다. 험한 세상을 살아남아서 세계속으로 도약해야 할 이들 출자기관의 앞날에 기대를 걸어본다. 또한 그동안 보여주었던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이 이들 출자기관에 더욱 큰 온정으로 내려앉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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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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