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9일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발사를 위한 최종 준비작업으로 분주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헬륨 주입용 어댑터 결함과 과전류 문제로 연기됐던 만큼 이번 발사를 준비하는 연구진의 부담감은 엄청나다. 하지만 이번 발사가 러시아와의 계약 조건상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므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도 남다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는 세 차례까지만 1단 로켓을 우리나라에 공급하게 돼 있다. 따라서 한ㆍ러 연구진은 2009년과 2010년 실패 원인을 최대한 보완했고 두 번의 연기 원인으로 지목됐던 부분도 보완 후 철저한 점검작업을 거쳤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이날 "그동안 두 차례 발사에 실패했고 마지막 남은 3차 발사도 두 번이나 연기돼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문제를 보완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도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라며 "10년 동안 고생한 연구원들의 피와 땀이 결실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공할 생각만 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한 만큼 잘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주민들도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두 차례 실패하고 두 차례 연기되는 동안 아쉬움이 컸던 고흥군 주민들은 이번에는 꼭 발사에 성공해 지역경제가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몇 번 실패하다 보니 찾는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성공하고 나면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로우주센터는 오전9시30분부터 관제센터 통제하에 연료를 주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발사 상황을 가정한 최종 리허설을 가졌다. 리허설은 ▦1단(하단) 발사 준비 ▦충돌회피분석(COLA·Collision Avoidance) 예비 결과 보고 ▦상단(2단) 발사 준비 ▦1ㆍ2단 발사 준비 리허설 완료 및 결과 분석 ▦발사체ㆍ발사대ㆍ레인지시스템(추적시스템) 발사 준비 ▦리허설 종료 후 초기화 작업 ▦발사 운용 대기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발사 당일 날씨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발사 예정 시간인 오후 3시55분부터 7시30분 사이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은 비나 눈 소식 없이 구름만 다소 많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구름이 눈이나 비를 내리거나 발사체의 전자장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낙뢰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람은 동풍이 초속 2∼3m로 약하게 불 것으로 예보됐으며 기온은 최고 10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와 항우연은 30일 오전 나로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발사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최종 발사 시간은 오후1시30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