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내건 월드컵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경험한 해외파 위주의 젊은 대표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8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명단 발표식에서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한 명씩 23명을 호명한 홍 감독은 "역대 최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고의 팀이 되고자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며 "역대 월드컵 대표팀과 비교해 나이는 어리지만 나이에 비해 쌓은 경험이나 재능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팀에서 우리를 어느 정도 파악할지 모르지만 젊고 빠른 팀 정도로 평가할 것 같다"고도 했다.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평균연령은 25.9세. 4년 전의 27.5세보다 1.6세 어려졌다.
대표팀의 키워드는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홍 감독은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 국가대표 감독에 데뷔했는데 2009년 U-20 이집트 월드컵부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까지 홍 감독과 줄곧 함께한 선수가 5명이나 월드컵 대표팀에도 포함됐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구자철(마인츠), 윤석영(돈캐스터), 김보경(카디프), 이범영(부산)이 그들. 런던 올림픽 멤버 가운데서는 12명이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었다. '깜짝' 발탁은 없었다. 홍 감독은 "저희 아이들이라고 얘기하지만 함께했던 경험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지금은 2014년 월드컵을 위해 아주 철저하게 준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3명 중 해외파는 17명. 역대 최다로 기록됐다. 4년 전의 10명에서 7명이 늘었다. 유럽파도 9명으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6명)보다 3명이 많다. 홍 감독은 "K리그에서 뽑을 선수가 없다고 하면 실례인 것 같다. 포지션별 경쟁력을 많이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박주영(왓퍼드)을 발탁한 것에 대해 홍 감독은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거기서 박주영이 가진 경험을 배제할 수 없었다. 또 박주영을 대체할 선수를 찾지 못했고 우리 팀원들과의 관계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왼쪽 풀백 자리에는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로 박주호(마인츠) 대신 윤석영(돈캐스터)을 뽑았고 최근 K리그에서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린 이명주(포항)는 수비가 좋은 박종우(광저우 부리)에게 밀렸다. 23명 최종 명단은 6월3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