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경제대책 뒷북행정
대구시의 경제정책이 뒷북만 치고 있다. 퇴출이 확정된 삼성상용차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 찾기 보다는 뒤늦게 삼성그룹의 투자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가 하면 섬유ㆍ건설 등 지역 주력 산업들이 붕괴되는 등 대구 경제 자체가 만신창이가 다 되도록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퇴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의회가 중심이 돼 금명간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키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시는 특히 삼성그룹이 당초 2002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2조원 규모의 상용차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에 따라 행정적인 편의를 제공했고 시민들은 상용차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만큼 삼성그룹이 당초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삼성상용차 직원 1,300여명의 고용승계를 책임져 줄 것을 삼성측에 요청키로 했다.
시는 또 230여개의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금융기관과 협의, 이미 할인한 어음은 일반대출로 전환하고 경영안정자금 300억원을 지원하고 대출 받은 자금에 대해서는 만기를 연장해 주는 등의 지원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이 같은 대책은 퇴출이 이미 확정된 삼성상용차에 대한 투자 약속을 이행할 것을 모기업인 삼성측에 촉구하는 등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경제계는 이 같은 뒤늦은 대책 보다는 시가 삼성그룹 등으로부터 삼성상용차를 대신할 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삼성상용차의 퇴출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고 시가 추진해 온 자동차산업 벨트화 구상이 물거품이 된 만큼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방안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지역 섬유산업의 붕괴가 계속되고 있고 밀라노프로젝트마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주력 산업인 건설업이 완전 몰락하는 등 대구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지만 번번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위천공단 조성 등 지역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지역 정서 등에만 의존해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공장용지 부족현상을 초래, 지역 기업의 타지역 이탈을 가져오는 등 대구의 경제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형편이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입력시간 2000/11/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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