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의 선구자이자 삼환기업 창업자인 최종환(사진) 명예회장이 11일 오전3시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국내 건설업 1세대를 대표하는 최 명예회장은 지난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46년 약관의 나이에 '삼환기업공사'를 창립하며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삼일빌딩ㆍ신라호텔ㆍ조선호텔 등 국내 유수의 건축물을 잇따라 탄생시키며 한국 건설업계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고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다양한 토목사업에도 참여했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1960년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한편 1973년에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세 번의 고배 끝에 카이바~알울라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후 사우디ㆍ예멘ㆍ요르단 등 중동지역에서의 연이은 수주와 성공적인 공사를 통해 국내 건설업계에 중동개발 붐을 조성했으며 해외건설로 벌어들인 외화로 당시 제2차 오일쇼크를 극복하는 등 한국경제 발전에 일조했다.
고인은 1975년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1980년 한미경제협의회 부회장, 1983년 세계건설협회 총연합회(CICA) 회장, 198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및 고문(1993년), 1992년 한ㆍ러경제협회 회장 등을 맡아 해외 건설시장 확대와 한국 건설업의 지위향상에도 힘을 쏟았다.
한편 한국 건설업계는 고인의 서거를 마지막으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재준 대림산업 명예회장, 조정구 삼부토건 총회장 등 건설 1세대 모두를 떠나보내게 됐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지는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선영이다.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