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등 세계 경제 불안, 북핵 리스크 확산,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이 내년 경제의 3대 위협 요인이라고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망했다. 또 올해 한국 경제를 규정하는 사자성어로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 꼽혔다. ◇대선ㆍ북핵 등 3대 난기류=연구소는 27일 ‘SERI 전망 2007년’이라는 책자를 통해 “세계 경제 둔화는 한국의 경기를 이끌고 있는 수출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북핵 문제는 내년 내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대선으로 본격화되는 ‘정치의 계절’이 자칫 ‘불만의 계절’이 돼 사회 갈등과 혼란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우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논의와 각 정당의 후보선출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되면서 선거전이 조기에 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양극화 해소, 대기업 정책, 북핵 문제 등 정책 쟁점에 대한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립이 첨예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여야간 정치적 대립과 집권 말기 레임덕 현상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정책 리더십이 약화되고 행정부와 국회간 협력관계도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제16대 국회까지 70%를 웃돌던 정부 제출 법률안의 가결률은 제17대 국회에서 40%로 떨어진 상황이다.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타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금까지는 유엔 대북제재 리스트에 남북경협이 포함되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6자 회담이 결렬될 경우 남북경협은 시작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FTA 협상은 내년 3월에도 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1월 미국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이 새 장애요인으로 등장했고 한국으로서도 현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추진동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외화내빈’=연구소는 이날 ‘2006년 한국 경제의 회고와 과제’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5% 안팎의 경제성장과 수출 3,000억달러 달성, 종합주가지수 1,400선 돌파 등 외형은 화려했지만 가계와 근로자의 소득 정체, 기업의 수익성 악화, 일자리 창출 저조로 내실은 가난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원화 강세, 고유가, 북한 핵실험, 노사불안, 부동산 가격 급등, 가계부채 확대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경제심리도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올해가 남긴 숙제로는 ▦내ㆍ외수 균형 성장과 수출과 내수의 선순환 관계 복원 ▦불안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델 정립 ▦기업규제 획기적 완화와 투자의욕 고취 등을 꼽았다. 연구소는 “경제 성장률을 높이려면 내ㆍ외수의 균형 잡힌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부동자금의 생산 자금화 등을 통해 내수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조세부담 완화 등을 통한 가처분 소득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소비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