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3월 20일] 가이트너 장관에게 기회를 주자

파이낸셜타임스 3월 19일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 뜻을 표명했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발언은 역설적으로 해당자의 즉각 사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가이트너 장관이 취임 이후 두 달간 흠집 하나 없이 완벽하게 장관 업무를 수행해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만일 그가 하차한다면 이는 전세계가 성공을 바라는 오바마 행정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가이트너 장관의 취임 전부터 고난은 예견돼 있었다. 그는 취임 청문회 당시 세금 미납 문제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무사히 살아남았다. 다른 고위 관료들은 같은 문제로 권위가 실추됐지만 말이다. 오바마 행정부 초기 경제수장이 누군지가 모호했는데 이 때문에 가이트너 장관은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의 역할분담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또 엄격한 검증 절차 탓에 가이트너의 경제팀에 쏟아지는 일감을 떠맡을 고참 관료가 부족하다. 이를 두고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위회(ERAB) 의장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주 전까지 그의 최악 실책은 정부가 마련한 금융계 구제계획을 발표할 때였다. 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이 빠져 있다 보니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가 구제계획을 발표하는 동안 증시는 폭락했다. 그리고 이제 가이트너 장관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과도한 보너스 문제로 공격을 받고 있다. 미 재무부와 백악관은 과다하게 지급된 보너스를 다시 반납시켜야 할지 주저하고 있다. 여론은 가이트너 장관이 AIG 보너스와 관련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그렇다면 왜 뒤늦게 공개했는지 캐묻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 역사상 어느 재무장관도 이처럼 험한 상황 속에서 취임한 적이 없다. 어떤 인재가 오더라도 난감해 할 악조건이다. 그러나 가이트너 장관은 상당히 잘해나가고 있다. 금융계에 밝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금융전문가 재무장관이 없다면 오바마 정부도 성공하기 힘들다. 그가 좀 더 오래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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