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작은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악단이 갑작스레 해체되는 바람에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한다.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를 설득해 도쿄를 떠나 고향인 지방 마을로 옮기지만 평생 첼로만 연주한 탓에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파격적인 월급을 제시하는 구인광고를 접하고 면접을 보게 된다. 다이고는 여행사 도우미 일로만 알고 면접을 보고 합격을 했지만 알고 보니 죽은 사람을 관에 넣는 ‘납관(納棺)’ 일을 하는 곳. 여행의 의미는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었다고 사장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는 털어놓는데…. 다이고는 얼떨결에 납관사로 일하게 되지만 아내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하지만 다이고는 혼신의 노력으로 정성스럽게 죽은 이를 배웅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차츰 변하기 시작한다. ‘비밀’ ‘음양사’ 등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인 다키타 요지로 감독은 신작 굿’바이(Good&Bye)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죽은 사람의 몸을 씻긴 뒤 옷을 입히는 일인 ‘염(殮)’을 소재로 했지만 그로테스크하다거나 섬뜩한 장면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체를 염하고 납관하는 과정은 마치 종교적인 의식을 치르는 듯 경건하고 엄숙하기까지 하다. 무거운 소재를 다뤘지만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에피소드가 이어지며 관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은 제32회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기도 했다.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모토키 마사히로ㆍ히로스에 료코ㆍ야마자키 츠토무 등 연기파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 앙상블을 펼쳐보인다.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지만 영화 마지막 장면에 헤어진 아버지와 다시 재회하는 부분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해 지나치게 신파로 흐른 게 아닌가 싶다. 30일 개봉 12세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