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반미(反美)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데 반해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올린 순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둘러싸고 반미 감정이 확산되고 있지만 올 2ㆍ4분기 미국 기업의 해외자회사가 올린 순이익은 523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미국 기업 해외자회사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020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8%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 2ㆍ4분기에 미국 자회사들은 중국과 인도를 포함해 15개 국가에서 분기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의 해외사업 수익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반미감정은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지난 9월 여론조사기관 글로벌 스캔이 35개국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감정이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53%에 달해 ‘더 좋아졌다’는 응답비중(19%)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부시대통령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감이 해외에서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반미감정이 미국상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불매운동 등 미국 기업들에 대한 외국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미국 기업 해외자회사의 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달러약세에 따른 막대한 환차익, 제품경쟁력 강화,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미국제품에 대한 수요증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손성원 웰스파고은행 부행장은 “S&P 500 지수에 포함된 미국기업들의 경우 보통 해외에서 얻는 수익이 전체의 25%에 달하지만 올해는 35~40%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부문에서의 이익 증가율이 미국 국내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