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자유화 추진, 시장 영향줄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18일 내놓은 외환자유화 방안에 대해 장기적으로 시장 규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외환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일부 처방은 거품만 양산할 뿐, 국내 시중은행의 주도권 확보나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장기 수급변화 일조..단기 효과는 미지수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비거주자의 원화차입 한도 확대 등 원화 국제화 추진이 장기적으로 달러 초과 공급을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식을 투자할 때 100억원까지는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팔 필요 없이 원화를 차입할 수 있어 외국인 주식매수세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부동산 취득 자유화도 외화 유출을 촉진시켜 달러 공급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환율에 영향을 줄 정도의 실질적인 효과가 나오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거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초 비거주자가 원화를 차입할 때 10억원까지는 한국은행에 신고하지 않아도되도록 규제를 완화했으나, 신고건수는 단 3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100억원으로 한도를 늘리더라도 수요가 증가할 지는 미지수다. 해외부동산 투자 완화로 지난해 930만달러였던 해외부동산투자 실적이 올들어 4월까지 5천800만달러로 6배 늘어났으나, 하루동안에만 60억~70억달러가 거래되는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 거래량 확대 전망..수익성 악화 우려 외환거래량 순위 공개 등은 거래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거래량 순위를 공개할 경우 자연스럽게 은행간 경쟁이 유도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거래량 확대 경쟁은 시장에 거품만 양상한 채 은행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거래량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좁은 환율 범위 내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 거래가 늘어나기는 할 것이나, 역외세력이나 기업들이 일시에 대규모주문을 내며 환율을 급등락시킬 경우 손절매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외환 거래량이 몇년째 늘어나고 있으나, 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하는 참가자들은 드물다"며 "은행들이 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거래량을 늘릴 경우 역외세력에 휘둘리는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일평균 38억2천만달러 수준이던 외환중개사를 통한 은행간 외환거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며 올 1분기 100억5천만달러로 늘어났다. ◇ 수수료 차별화, "시장 유동성 확보" vs "외국계 위한 조치" 수수료 차별화 역시 은행들이 주도권을 쥐지 못한 채 기업이나 역외세력들에게휘둘리는 상황을 개선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시행된 이중호가제가 일부 기업들의 저항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근본적 인식 변화 없이 부수적인 조치들로 은행의 시장 조성자 역할 강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로부터 받은 주문을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는 역외세력과 달리 국내은행들은 기업들의 `속임수(Cheating)' 의혹에 시달리고 있어 여전히 주도적으로 거래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손실을 우려해 현재의 포지션 한도도 다 소진하지 않고 있는 은행들이 많은 형편이라 포지션 한도 확대 역시 거래량 증가나 은행의주도권 회복에 별 도움이 않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현재 100만달러당 6천원인 수수료를 2만원 수준까지 높이기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내지 않고 가격을접수하는 은행들의 수수료를 높여 외국계 자금중개사의 국내 진출을 유도하기 위한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를 통해 외국계 기관의 진출을 돕기 위해 국내 외환시장을 국제적 관행에 맞도록 만든 것일 뿐, 환율 안정과는거리가 먼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수료 차별화 등이 시장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입장이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가격을 제시하는 금융기관과 그냥 받아만 먹는 기관의 수수료에 차별을 두면 유동성 공급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거래량 경쟁에 따른수익성 부분 역시 수수료 면제 등으로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