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스틸(옛 연합철강)이 설비투자를 위해 18년 숙원인 증자에 다시 나선다. 이번에는 2대 주주였던 중후산업 권호성씨와 최대주주인 동국제강의 분쟁이 종식된데다, 철강 시황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지난 86년 이후 첫 증자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온스틸은 3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20일을 기준일로 2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10월에 342만주의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의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2만5,000원이며 주주대상 청약일은 9월16~17일, 일반공모는 9월22~23일이다.
유니온스틸은 지난 86년 동국제강이 인수한 뒤 사업확장과 설비투자 등을 위해 계속 증자를 시도했으나, 2대 주주였던 권씨가 영향력 축소를 우려해 반대하면서 증자를 실현하지 못했다.
연합철강 설립자인 고 권철현 중후산업 회장(권씨 부친)은 77년 유신정권을 비판하다 회사 경영권을 국제그룹에 빼앗겼으나, 국제그룹이 공중분해되고 회사가 다시 동국제강에 넘어간 뒤에도 끊임없이 경영권 회복 노력을 펼쳐왔다.
그러나 권씨가 지난해 2대에 걸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일가가 보유 중인 연합철강 지분 57만주를 동국제강에 매각함으로써 분쟁이 종식됐다. 동국제강은 오랜 갈등이 해소됨에 따라 3월 연합철강 주주총회에서 회사이름을 유니온스틸로 개명하고 장세주 회장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증자를 단행할 수 있도록 수권자본금 한도도 증액했었다.
이후 유니온스틸은 중국 내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완공하고 생산을 개시하는 한편, 내년 7월까지 304억원을 투자해 부산공장 내에 연간 12만톤 규모의 전기아연도금강판(EGL)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니온스틸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종식된 뒤 처음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됐다”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이 들어오면 부산공장의 EGL 증설 등 설비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