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선율 하나만으로 인간의 심연 깊숙한 곳에 숨겨진, 자유롭게 날고 싶은 욕망과 자연에 귀의하고자 하는 바람을 전하는 '자연주의 피아니스트'의 대가 조지 윈스턴(61ㆍ사진)이 한국을 방문, 보름동안의 내한 공연에 들어갔다. 16일 열린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20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22일), 부산 을숙도문화회관(23일), 안양문예회관 대공연장(30일)에서 차례로 공연을 갖는다. 내한 공연 동안 한국인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Thanksgiving'을 비롯해 4계절 자연의 모습과 추억을 담은 작품들, 그리고 도어스ㆍ빈스 과랄디ㆍ제임스 부커ㆍ헨리 버틀러 등 자신에게 음악적 감성을 불어넣은 이들의 작품들을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다. 특히 지난 3월 국내에 선보인 앨범 'LOVE WILL COME'은 미국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빈스 과랄디에게 헌정하는 앨범이다. 이 앨범에 대해 그는 "지난 96년에 빈스 과랄디에게 헌정한 'Linus & Lucy-The Music of Vince Guaraldi'에 이은 두 번째 앨범"이라며 "빈스 과랄디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음악인 중 한 명으로 클 재즈의 섬세함과 친근한 음색은 나의 음악 세계에 깊숙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미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악가로 꼽히며 그의 앨범 'December'는 국내 최고 판매 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이 10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윈스턴은 '돌아와요, 부산항에(조용필)' '당신은 어디 있나요(양수경)' 등 자신이 평소 즐겨듣는 한국 가요 몇 곡을 일일이 열거하며 "한국 음악은 지구상에 있는 그 어떤 음악과도 비교하거나 견줄 수 없는 독특한 정서와 감성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윈스턴은 "지난 77년 처음으로 접한 '아리랑'은 그 독특한 음감과 가락에 매혹돼 피아노와 하모니카로 연주했지만 '한오백년'의 경우 시도했다가 (표현하기가 너무 어려워) 포기했던 경험도 있다"며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에 모든 곡을 연주하려고 하기 보다는 듣고 그 독특한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