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괴롭히는 전문가

제10보(146∼164)



팻감을 쓰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작은 팻감부터 쓰는 것이 요령이다. 백이 우변의 대마를 살리기만 하면 되는 입장이므로 백48부터 두었다. 여기서 강동윤은 일단 흑49로 몰아 백의 응수를 물었다. 백이 우변을 살면 중앙의 백 4점을 따낼 생각이다. 이창호는 우변을 살지 않고 일단 중앙의 백돌 4점을 살렸다. 우변 백대마 전체의 사활은 미루어 놓고 백돌 4점을 잡자는 패가 벌어졌다. 사이버오로 생중계를 맡은 백홍석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백6을 소개했다. 이것으로도 백이 이긴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창호는 중앙의 백돌 4점을 선선히 내주기 전에 지극히 미묘한 곳을 건드렸다. 실전보 백54로 붙인 수가 그것이었다. "상대를 최대한으로 괴롭히고 있습니다."(백홍석) 바둑의 고수들은 상대를 괴롭히는 일에 전문가들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은 새디스트에 속한다. 집이 모자라는 형편이므로 강동윤은 실전보의 흑57로 버티었다. 계속해서 백62가 상대를 몹시 괴롭히는 팻감이었다. 우변 백대마에 대한 공격권을 유지하려면 흑은 이 팻감에도 응수를 안할 도리가 없는데…. 백홍석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10까지를 만들어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나중에 흑은 실속을 다 파먹히게 됩니다. 더욱 딱한 것은 이 모든 수순들이 팻감으로 이용된다는 점이지요."(백홍석) "이럴 때가 가장 괴로운 순간이지요."(윤현석) 패를 버티고는 있지만 강동윤은 죽을 맛이다. (50,58,64…47의 위. 53,6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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