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전건설 신중하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원자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벨기에가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에 이어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5번째로 원전을 포기하는 나라가 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의 경우 1979년 쓰리마일 원전폭발사고 이후 1기의 원전도 건설하지 않고 있으며,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원전 추가건설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 지난 달 25일에는 울진 원전3호기에서 원자로 보수작업을 하던 작업자 109명이 방사능 물질에 노출됐다. 방사능피폭 피해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는 몇 십 년 뒤까지 두고봐야 알 수 있겠지만 당장 원전가동을 중지하고 원전추가 건설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반핵단체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지금 고리 월성 울진 영광 등 4곳에서 16기의 핵발전소를 가동중이며 생산용량은 1,400만㎾h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12기를 추가 건설하고 2기를 폐기해 26기의 원전에서 전력을 2,605㎾h 생산할 예정이다. 지금용량의 2배를 원전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7,000만㎾h의 전력이 필요하다니 전력공급을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석유매장량의 한계, 유가급등, 환경악화 등을 이유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2000년 말 현재 북한의 총 발전설비 용량은 739만KW에 이르지만 발전 가능량은 250만KW에 그치고 있어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에도 통일을 대비해 전력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핵발전소 건설을 멈출 수 없다고 한다. 하긴 내년에 건설예정인 개성공단에도 10만㎾의 전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만 메달리고 있는 에너지정책에서 탈피해야 한다. 친환경적 에너지개발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그리고 당장의 전력수요에 충당하기 위해서 원전건설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꼭 고려해야 할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적지(適地)에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 건설 후 환경적 피해가 최소화되고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그 위험을 최소화하는 지역으로 제한해야 한다. 체르노빌 사건은 세계가 원자력의 위험을 깨닫게 했다. 핵은 아무리 안전관리를 잘 해도 자연재해나 전쟁, 테러 같은 일이 생기면 대재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당한 9·11테러에서 보듯 핵시설은 언제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 지금도 핵발전소에서는 웬만한 사고와 고장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지만 쉬쉬하고 있다. 대형사고만 해도 79년 미국 쓰리마일 사고와 86년 러시아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 등 2건이나 된다. 사고 발생율이 항공기 사고보다 수백배나 높은 편이다. 사고발생기간도 10년 간격으로 매우 잦다. 그리고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참혹할 뿐 아니라, 피폭자의 피해는 유전적으로 지속되고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체르노빌 원전폭발사고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반경 30㎞ 이내에는 철조망이 처져있고 사람의 통행이 금지돼 있다. 심지어 150㎞나 떨어진 '고엘'지역에서 출산된 아이들까지 대부분이 기형아이며, 출산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반경 50㎞이내에 400만 부산시민과 60만 양산시민, 110만 울산시민이 거주하고있는 부산광역시 기장지역과 울산광역시 서생지역에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려 하고 있다. 특히 부산항과 울산항, 녹산공단, 울산공단, 온산공단, 양산공단, 석유비축기지, 화학제품생산공단, 조선과 자동차공단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려 하고 있다. 핵발전소는 절대 안전하다는 무모한 맹신을 전제로 안보와 산업전략측면을 무시한 채 '위험한 모험'을 하려하고 있다. 만약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 6.25전쟁 피해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이 나라가 다시 일어 설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새 정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가장 긴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권기술<국회의원 한나라당>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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