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부인 펑리위안(49ㆍ사진) 때문에 중국의 전통적인 퍼스트레이디상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서방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중국 퍼스트레이디들은 전통적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조용하게 남편을 내조하는 역할을 했으나 펑리위안은 이 같은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의 퍼스트레이디들과 달리 펑리위안은 이미 가수이자 현역 장성으로 남편 못지 않게 유명하다. 그는 전국 문학예술계연합회 부주석, 중국 인민해방군 가무단장,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ㆍ결핵예방 친선대사로도 활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을 해왔다. 이에 중국 안팎에서는 펑리위안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부인 카를라 브루니처럼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패션잡지를 발행하는 훙황은 "펑리위안이 중국의 새로운 여성 역할모델을 제시하는 데 굉장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남성중심적인 중국 사회와 공산당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정치의 특성상 퍼스트레이디의 존재는 크지 않은 만큼 펑리위안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아직은 훨씬 더 많다. 특히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문화대혁명을 주도하다 남편 사후에 체포돼 감옥에서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지도자의 부인은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로 자리잡고 있다.
리인허 중국사회과학원 소속 사회학자도 "중국 공산당이 펑리위안을 대내외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공산당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등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을 대중적 지지를 얻는 데 활용할 수 있지만 중국 공산당은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