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끝내 밝혀내지 못한 급발진

BMW 등 '차량 결함 논란' 2차 조사 벌였지만<br>국토부 "사고기록장치 설치 안돼… 브레이크등 켜진 사실만 확인"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 대한 정부 2차 조사에서도 자동차 결함 등 급발진 여부가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다. 다만 정부는 문제의 자동차 한 대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진 사실을 확인해 제작사에 소명을 요구했다.

국토해양부 합동조사반은 지난해 11월5일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관련 차량 'BMW 528i'의 기계적 결함 여부를 조사했지만 기계 오작동을 일으킬 만한 결함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21일 밝혔다.


차량의 엔진제어장치(ECU)에는 사고 당시 ▲시속 214㎞ ▲ 제동등 켜짐 ▲바퀴잠김방지장치(ABS) 작동 등으로 기록돼 있었지만 사고기록장치(EDR)가 설치돼 있지 않아 구체적인 작동시점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사반은 사고차량에 부착된 엔진제어장치와 전자식 가속제어장치(ETCS) 등 6개 장치를 사고 차량과 동일한 종의 다른 차에 장착해 급가속과 제동, 전자파 내성 등을 시험했지만 기계적ㆍ전자적 이상 현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운전자가 사고 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사고 순간에 제동등이 켜져 있었고 ABS 역시 작동한 기록이 확인된 만큼 국토부는 제작사인 BMW에 명확한 기술적 소명을 요구한 상태다. BMW 측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충돌에 따른 기계적 관성력에 의해 브레이크가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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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차량에 대해 조사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급발진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급발진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반은 급발진 의심으로 신고된 118건 중 에어백이 터진 차량 6대 중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 현대 YF소나타 LPG 승용차와 삼성 SM5 LPG 승용차 2대의 EDR를 이날 공개했지만 급발진 여부는 역시 가리지 못했다. YF소나타는 EDR와 컴퓨터 간 통신 연결이 안 돼 내용 분석에 실패했고 SM5는 장착된 EDR가 속도만 기록하는 구형 버전이어서 별다른 단서를 포착할 수 없었다.

조사반은 YF소나타의 EDR가 사고 당시 충격으로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조사반은 대구 앞산순환도로에서 발생한 급발진 사고 의심 차량 YF소나타의 경우 사고 직후 15초 만에 시속 130㎞까지 상승한 점을 고려, 사고지점과 같은 경사도에서 모의주행시험을 한 결과 똑같이 약 13초 만에 시속 130㎞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자동차는 소유주 개인 일정으로 이날 EDR를 공개 분석하지 못했지만 소유주와 다시 협의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사에 참여한 교통안전공단의 권해붕 조사인증실장은 "EDR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이 워낙 적고 EDR가 장착돼 있다 하더라도 에어백이 터지기 직전 5초와 직후 1초의 순간만 최종 기록에 남아 그 외의 순간에 브레이크 페달을 일시적으로 밟은 경우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에서도 자동차 급발진 원인이 규명되지 않으면 급발진 발생 가능 상황을 조성해 급발진 발생 여부에 대한 공개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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