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이 주도권 잡는다
美 80억규모…MS사업진출·국내업체도 본격화
"미국 비디오 게임 시장은 헐리우드보다 훨씬 크다. 그 규모는 80억달러에 이르며 시장은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할 것이다."
미국 테크놀러지 인베스터지는 '게임 주식에 투자 하는 법(How to play Gaming Stocks)'이란 기고문에서 미국 게임 산업이 비디오용 콘솔 게임 시장으로 주도권을 넘겨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크놀러지 인베스터(TI)는 이 글에서 게임 퍼블리셔(유통사)사들은 앞으로 PC게임 하나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TI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PC 게임 퍼블리셔들이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미국 가정의 60%가 PC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 수치는 콘솔 게임기 보유율(38%)보다 훨씬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PC보유율은 그 성장 속도가 콘솔 게임기 보유율의 성장 속도보다 훨씬 느리고 PC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이용자가 PC로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다.
TI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이 주장을 뒷바침했다. TI는 PC게임 시장은 올해 21억달러에서 2003년까지 27억달러 규모로 8% 성장할 것인데 반해 콘솔 게임 시장은 올해 41억 달러에서 104억달러로 매년 36%의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움직임은 실제 미국 PC게임 퍼블리셔들에게서도 감지되고 있다. 한 퍼블리셔의 CEO는 "우리는 처음에 PC 게임 퍼블리셔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이 영업의 중심을 비디오 콘솔 게임으로 옮길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지난 18개월동안 9가지 PC 게임과 2가지 비디오 게임을 시장에 내놓았지만 앞으로 18개월 동안은 9가지 PC 게임과 15가지 콘솔 게임을 시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툼레이더의 퍼블리셔로 유명한 에이도스사 또한 사업의 중심을 비디오 콜솔 게임에 두고 있다. 이 회사의 로브 다이어 사장은 "우리는 내년 3월까지 7개의 새로운 PC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콘솔 게임에 대한 투자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며 "앞으로 콘솔 게임 산업은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할 것이다. 그 이유는 PC게임만 만들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디오 콘솔 게임 사업에 나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국 게임 산업의 분위기는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게임 사업이 사실상 세계 게임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움직임을 국내 게임사들이 간과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그동안 온라인 게임으로 성공한 국내 메이저급 게임 업체들이 최근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드림캐스트 등의 비디오 콘솔 게임기용 타이틀 제작에 발벗고 나섰다.
얼마전 3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국내 최대의 3D 블록버스터 게임 '앨리멘털 사가'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대표 이민교)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서드파티 라이선스를 따내고 비디오 게임 타이틀 개발을 시작했다.
넥슨의 비디오 게임 개발은 얼마전 일본 현지에 설립된 합작 법인 넥슨재팬이 개발을 주관하게 된다. 넥슨은 "자세한 사항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앨리멘털 사가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될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 이 액수는 국내 게임사들의 입장에서는 큰 액수지만 그동안 플레이스테이션용 타이틀을 만든 해외 개발사들의 투자비에 비하면 적은 액수다.
또 넥슨은 비디오 게임 타이틀 개발 이유에 대해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비디오 게임기가 온라인 접속을 지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PC를 통한 네트워크 게임과의 경계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넥슨이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로 전혀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에 반해 NC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비디오 게임기용으로 컨버전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NC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리니지를 X-박스용으로 개발하는 NDA(Non Disclosure Agreement)를 체결했다.
넥슨은 "일본 문화 개방 분위기를 타고 곧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비디오 게임기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수입될 것이다"고 전망하면서 "비디오 게임기가 정식으로 수입되면 국내 게임계에 적잖은 자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드림스튜디오도 계획대로 리니지를 X-박스용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해 X-박스용 리니지 개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600만명의 누적 회원을 거느린 포트리스2도 곧 콘솔용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포트리스2로 적당한 수익 모델을 찾고 있는 게임벤처(대표 윤석호)는 해외 진출을 위해 포트리스2의 인터내셔널 버전을 기획하면서 동시에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 타이틀로 컨버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게임벤처는 포트리스2의 운영비로 매달 3~4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어 이에대한 돌파구로 해외진출과 비디오 게임기용 컨버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력시간 2000/11/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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