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5일 오후 SK로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11억원을 받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해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동시에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씨는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최씨 “SK돈으로 대선빚 변제”=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대선 직후인 12월25일 저녁 서울 P호텔 일식당에서 고교선배인 부산지역 은행간부 출신 이영로씨 소개로 손길승 회장을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SK에 대한 지원 등 청탁과 함께 1억원짜리 CD 11장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이 돈을 이씨에게 전달했고, 이씨는 부산 모 대학 교수로 있는 부인 계좌에 입금시켰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최씨가 이 돈 가운데 3억9,000만원을 받아 민주당 부산지역 대선캠프의 빚을 갚거나 개인적 용도로 썼고 이씨는 부인의 연구지원비로 1억원을 사용하고 남은 나머지는 계좌에 남겨놓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최씨로부터 대선캠프의 부채 변제를 부탁받은 이씨가 대선 당일인 지난해 12월19일 부산 모 횟집에서 초등학교 동문인 손 회장을 만나 `대선 부채` 문제 등을 거론하며 “10억원을 도와달라”고 먼저 요구, 손 회장이 이를 수락하면서 SK에 대한 지원 등을 요청했기 때문에 최씨에 대해 포괄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동시에 성립한다고 결론냈다.
검찰조사 결과 손 회장은 “CD로 준비해달라”는 이씨 부탁에 따라 1개월만기 CD가 현금화될 때의 할인율을 감안, 임직원 명의로 1억원짜리 CD 11장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검찰조사에서 “지난해 12월 이씨의 심부름으로 손 회장에게서 CD 11억원을 받아 이씨에게 전달했을 뿐이며 이씨로부터는 받은 3억9,000만원은 SK 돈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씨가 호의에서 주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알선수재 혐의를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최의원 100억 사용처 추궁= 검찰은 최돈웅 한나라당 의원을 이날 오전 소환, 지난해말 대선 때 SK측으로부터 비자금 100억원을 전액 현찰로 건네받았는지와 이 돈을 사조직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최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SK로부터 1원 한 장도 받은 적이 없고 손 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손 회장 등 SK 고위관계자들로부터 “현금 100억원을 최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여서 혐의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검찰은 현대비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날 소환이 예정됐던 박광태 광주시장에 대해서는 1주일 늦춰진 오는 22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