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이후 매달 해외 방문에 나서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의 속도를 부쩍 높이고 있다. 6일 SK그룹과 SK에너지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7월15일 SK에너지가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와 협력해 수마트라섬 말라카 해협 인근 두마이에 짓고 있는 윤활기유(각종 윤활유의 원료) 공장 준공식에 참석, 관련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다. 최 회장의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은 4~5월 이명박 대통령 방미 및 방중 일정을 수행하고 2~4일(현지시간)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이사회를 미국 뉴욕에서 주재한 후 또다시 이어지는 해외 현장경영이다. 이밖에도 최 회장은 올 들어 다보스포럼(1월), 중국 다보아포럼(4월) 등에 잇따라 참석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고 방중 기간에는 우한(武漢) 지역에 중국 최대 에너지 기업 시노펙(SINOPEC)과 합작한 나프타분해센터(NCC) 설립 계약을 확정하고 베이징 지역에 ‘u시티’를 짓기로 하는 등 굵직한 해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서 SK에너지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했음을 천명할 예정이다. SK에너지는 전세계 고급 윤활유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으며 윤활기유는 하루 7,500배럴 규모의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과 동시에 기존 울산 공장의 생산량을 더해 하루 2만7,000배럴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최 회장은 또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이 지역을 석유제품 수출과 에너지 개발의 동남아 전초기지로 키울 방안을 확정하고 돌아온다는 복안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지역 석유제품 트레이딩 중심지인 싱가포르와 가깝고 미주 및 유럽 수출에도 지리적으로 유리하다. 43억배럴의 석유와 18억톤의 가스 매장량을 갖춘 비(非) 중동 지역 유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 국가로 에너지 분야에서는 동남아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로 통한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미국과 유럽 시장 확대를 꾀하고 석유ㆍ가스ㆍ석탄 등 자원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 해외매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