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의 키워드는 단연 ‘중국’이다. 선진국 증시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로 비교적 꿋꿋한 흐름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중국 증시는 경기 부양 기대와 함께 경제지표 개선이라는 호재를 내세워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잇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확대 여부 및 미국의 자동차 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 진행상황에 따라 글로벌증시는 다시 한번 높은 변동성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인대(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을 일주일 남겨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은 글로벌 증시의 흐름을 가름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나 홀로 강세’=최근 중국 증시는 다른 나라 증시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및 유럽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인 반면 중국 증시는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 증시는 전인대 첫 날부터 기분 좋은 상승세로 출발한 후 2,200선에 안착하며 일주일 동안 6% 가량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못 미쳤지만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더욱이 경기지표가 개선되며 예상보다 빨리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중국 증시의 상승 배경으로 꼽혔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대했던 강력한 부양책은 없었지만 경기회복과 추가적인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강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중국증시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평가되는 정책 기대감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정부에서 차스닥시장 출범 및 증권거래세 인하 등을 검토함에 따라 분위기는 한층 더 호전되는 상황이다. 허 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증시 여건이 좋지 않아 중국 증시만 ‘독야청청’하기는 어렵지만 정책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특히 중국정부가 전인대 종료 후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강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 증시는 계속 신음=중국 증시와는 달리 미국 증시는 최저치 경신 행진을 벌일 정도로 극도로 쇠약해진 모습이다. 뉴욕증시의 다우 지수는 3월 첫날부터 7,000포인트 밑으로 추락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4% 이상 떨어지는 폭락세를 연출했다. 유럽증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국의 FTSE100지수는 일주일 사이에 10% 넘게 하락했다. 미국증시는 ‘악재의 늪’에 빠져 있다. 씨티은행 국유화, AIG 추가 지원 등 금융산업 불안에다 GE와 GM마저 위태롭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분위기는 침울하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훼손된 탓에 영국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선진국 증시의 약세는 당분간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술적’ 성격에 불과할 뿐 추세로 이어지기에는 기본적인 체질이 크게 약화됐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 미국의 상황은 ‘산 넘어 산’으로 표현할 수 있다”며 “씨티그룹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전해진 GE 문제는 투자심리를 계속해서 억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고질병인 금융불안에다 자동차 문제까지 부각된 상태로 추가하락 여지가 남아 있다”며 “3월 중순 이후로 소매판매, 고용지표 등이 발표되는데 여기서도 기대할 부분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큰 폭의 변동성 보일 듯=세계경제의 양대 축인 중국과 미국의 행보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주 글로벌증시는 중국 전인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상당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패닉국면에서 나타났던 수준의 변동성은 아니겠지만 글로벌증시는 돌발변수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며 “특히 그 중에서도 중국이 최대변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