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리포트] 러 '금화로 달러대체' 또 부각

러시아 국회가 국내에 유통중인 미화를 금화나 은화로 교체하는 법안을 마련중이다. 이는 미국 경제의 불황이 지속되고 대 테러 전쟁 등 국내외의 불안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과거 제기됐던 아이디어가 다시 관심을 끌게 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관련 법안을 준비중인 의원들은 러시아 경제에서 달러화가 국가 안전에 대한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달러가 루블화와 더불어 유통화폐로 사용됨으로써 러시아 경제는 세계경제, 특히 미국경제에 의존하게 되었고 미국경제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러시아 경제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의원들은 정부가 금화와 은화를 만들어서 유통시키고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거두어 들여 외채를 갚거나 해외에서 금과 은을 사들이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유통중인 달러를 사들이는데 필요한 충분한 금과 은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달러화의 대체화폐로 금화나 은화를 유통시키는 방안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러시아 경제가 위기에 처했던 지난 98년 9월에도 같은 방안이 관심을 끌었다. 당시에 러시아 국회는 은행예금 가치절하로 인한 개인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정부와 중앙은행에게 금과 은의 수출 금지를 요구했고, 금화와 은화가 지불수단으로 쓰이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건의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장은 그러나 러시아 경제의 위기가 일단락 되면서 잠잠해졌다. 지난 98년과 비교해 볼 때 현재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지난번에는 러시아 경제 위기가 금화에 대한 논란을 몰고 왔지만 이번에는 미국 경제의 위기가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한편 이 같은 국회측 주장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보면 금은 그다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못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금의 지난 200년간 수익률은 전세계 대부분 국가들의 인플레율에도 미치치 못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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