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넌 어느 나라에서 왔니?

모잠비크산 바나나·스페인산 오렌지 등 수입 루트 확대

농수산물 1차 수입지 가격 높아지며 대체 직소싱 활발



지난 2월 홈플러스의 해외소싱 대행사인 진원무역 직원들은 아프리카 남동부의 모잠비크로 날아갔다. 장시간 비행과 차량 이동 끝에 도착한 곳은 모잠비크 나칼라 항구 근처의 마타누스카 농장. 1억4,000만㎡ 크기의 방대한 농장에서는 한두달 뒤 출하될 바나나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진원무역 직원들은 바나나의 생육 환경과 가격 동향을 직접 확인하고 국내 수입을 결정했다.


남성민 홈플러스 과일팀 바이어는 "지난해 태풍이 필리핀을 강타하면서 필리핀산 바나나의 반입 물량은 감소하고 가격은 크게 뛰었다"며 "진원무역측과 대체수입 산지를 검토하던 중 미국, 영국 등지로 바나나를 수출하는 모잠비크 농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부터 첫선을 보이는 모잠비크산 바나나는 필리핀산보다 20~30% 저렴하다"며 "일교차가 큰 사막 기후 덕분에 식감도 뛰어나고 당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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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의 수입 루트가 필리핀에서 페루, 에콰도르에 이어 모잠비크까지 확대됐듯이 국내로 들어오는 신선식품의 산지 지도가 넓어지고 있다. 가격 부담이 큰 국내산을 대체하기 위해 들여왔던 1차 수입산이 수요 증가나 국제 시장의 환경 변화로 가격이 뛰면서 이를 대체할 또 다른 수입산이 등장하는 식이다. 이 같은 추세는 불황과 규제로 실적이 악화된 대형마트들이 가격 경쟁력있는 상품 발굴을 위해 해외 직소싱을 확대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수입산 과일 중에서는 바나나 뿐만 아니라 오렌지, 자몽, 망고, 체리 등의 산지 경계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는 5월 스페인산 오렌지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스페인산은 미국산과 출하 시기와 생육 시기는 비슷한데 가격은 10%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오렌지 외에도 미국산 자몽과 체리가 현지에 불어닥친 이상 한파로 생산량이 줄어들자 이스라엘산 자몽과 우즈베키스탄·호주·뉴질랜드산 체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태국 및 필리핀산 망고도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자 파키스탄산으로 대체되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국내 견과류 시장이 커지자 미국산보다 저렴한 키르키즈스탄산 호두, 인도산 캐슈넛 등을 들여오고 있다.

수입산 수산물 역시 과일처럼 수입 루트가 다양화하고 있다. 수입 새우 소비량의 70%를 차지하던 태국산과 베트남산을 밀어내고 지난해엔 에콰도르산이 1위를 차지했고, 고등어는 큰 인기를 끌었던 노르웨이산의 가격이 오르자 롯데마트는 아일랜드산, 이마트는 스코틀랜드산을 대체품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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