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희망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각국이 제시한 온실가스(탄소) 감축안으로는 기후변화를 안전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감축목표의 절반도 달성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지금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세계는 '지구온난화의 위험수위'로 알려진 평균온도 2℃ 이상 상승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필자는 다음의 네 가지 이유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우선 함께 힘을 합친다면 우리는 여전히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다. UNEP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정치적 의지를 모은다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억제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일이다.


탄소감축 목표 미흡하지만 성과 속속

둘째, 국제적 움직임이 비록 더디기는 하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이래 전세계 탄소배출의 80%를 차지하는 국가들이 범경제적 행동에 서약했다. 각국은 지난해 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오는 2015년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과제를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해서 한 단계씩 진행시키는 것은 성취 가능한 목표라고 믿는다.

2015년 전세계적 합의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에 동의하는 것과 더불어 그 전에 탄소감축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실행하고 교토의정서의 2차 공약기간을 채택하고, 교토의정서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들이 확실한 회계ㆍ투명성을 보장하고, 개발도상국에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를 기대한다.

셋째, 우리는 주요 탄소배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로부터 진지한 태도를 발견했다. 글로브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후변화 법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브라질의 산림파괴 규모는 2004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약 3분의2가량 줄었다. 한국은 국가재정의 2%를 저탄소 경제에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5개년 계획하에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목표를 세웠으며 7개 지방에서 탄소시장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탄소예산은 2050년까지 배출량의 80%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명확한 경로를 보여준다. 영국은 에너지효율 및 스마트한 기반시설 건설에 힘쓰고 있다. 필자는 최근 투자자ㆍ기업가들이 에너지 분야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거대한 기반시설 투자를 할 때 필요한 기반과 확실성을 제공할 에너지 법안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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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유럽연합(EU)의 신재생에너지지침이 세운 일정에 맞춰 2020년까지 전력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EU의 탄소감축 목표를 2020년까지 기존의 20%에서 30%로 높이고 2030년에는 장기 목표를 채택할 것을 촉구할 것이다. 기업들이 녹색경제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보다 명료해지고 확신도 생길 것이다.

넷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은 실물경제에서의 중요한 변화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제적 투자가 화석연료보다 처음으로 더 많아졌다. 우리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시장에 진출하고 성공적으로 기존 에너지와 경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태양광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42%, 풍력발전은 27% 신장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태양광발전 단가가 최근 3년 새 최고 75%가량 떨어졌고 아프리카와 동아시아의 많은 지역에서는 화석연료보다 더 낮아졌다. 유니레버ㆍ보다폰ㆍ월마트ㆍ킹피셔 같은 기업들은 자원의 희소성과 기후변화에 대응,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전력 30% 신재생에너지로

영국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리더십에 힘입어 삼림파괴의 주요인을 제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 얼마 전 찰스 왕세자가 후원한 웨일스의 행사에 참여하면서 민간기업과 열대림 국가가 함께 협력해 우리가 사들이는 수목ㆍ식품류가 산림파괴를 야기하지 않도록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ㆍ노르웨이ㆍ독일ㆍ호주와 협력해 산림파괴를 막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가속화해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억제하자고 약속했다.

영국은 지난해 더반에서 2015년까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을 논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어려운 일이지만 영국은 이런 도전에 맞서며 모든 유엔 당사국들과 협력해 지구온도 상승을 2℃ 내로 억제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에드워드 데이비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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