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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 부시 대통령에 전달할것"
입력2006.04.28 17:10:04
수정
2006.04.28 17:10:04
|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탈북 김한미양 가족. 오른쪽부터 아버지 김광철씨, 김한미양, 어머니 이귀옥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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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 만나면 인사도 하고….”
지난 2002년 5월8일 중국 선양 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 공안에 붙잡힌 어머니 이귀옥씨의 모습을 철창 너머로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사진이 보도되면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한미(7)양이 28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백악관 면담을 하루 앞둔 27일 미 하원 레이번빌딩에서 만난 김양은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인사도 하고…”라는 말밖에는 더이상 이야기를 잇지 못했다.
김양의 어머니 이씨는 “불과 며칠 전 부시 대통령을 만난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미국에 왔다”며 “한미에게는 그냥 미국에 놀러간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할지도 아직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한미는 너무 어려서 북한을 나왔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을 만난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뜻밖이라 황당하기까지 했다”는 이씨는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영사관 진입 장면을 찍은 사진과 다큐멘터리 ‘서울 트레인’ 테이프를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을 테니 말보다는 사진과 테이프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김양의 아버지 김광철씨도 “부시 대통령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라며 “이번 만남이 고통과 억압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미국에 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지만 우리 가족이 북한과 탈북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미 의회 레이번빌딩에서 27일 오후 열린 북한자유주간 리셉션에 참석한 김양은 그를 처음 보는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단연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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